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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너무 많이 바꿨나…벤투호 플랜B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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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손흥민(가운데) 등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파나마와의 A매치를 2대2 무승부로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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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A매치는 아쉬운 무승부로 끝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박주호(울산 현대)의 선제골과 황인범(대전 시티즌)의 연속골로 앞서나갔지만 승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2골을 실점하며 경기를 마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우루과이를 격파한 뒤 70위 파나마를 이기지 못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부임 후 네 번째 경기를 치르게 된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는 내년 초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플랜B 실험에 나섰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압박하겠다. 플레이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몇 명의 선수는 바뀔 것"이라는 자신의 말대로 우루과이전과 비교해 5명이나 다른 선발 명단을 꺼내든 것이다. 최근 A매치에서 6연속으로 패배를 당하고 있던 파나마는 실험을 하기에 적절한 스파링 파트너라는 판단이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 대신 조현우(대구 FC)가 꼈고, 원톱 경쟁을 하던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우선 벤치에 앉고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이 선발로 출전했다. 이 밖에도 2018 러시아월드컵 스웨덴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오랜만에 복귀한 박주호와 유망주 센터백 김민재(전북 현대)가 수비 라인에 나섰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황인범이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공격적인 중원을 구성했다.

시작은 좋았다. 전반 5분 황희찬(함부르크SV)이 골 라인 근처에서 낮은 크로스를 시도하자 공격에 가담한 박주호가 그대로 슈팅하며 균형을 깼다. A매치 출전 38경기 만에 기록한 데뷔골로 월드컵의 아픔까지 씻어냈다. 전반 31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패스를 이어받아 터뜨린 황인범의 골도 A매치에서 마수걸이 득점포였다.

하지만 지나친 자신감이 독이 됐을까. 그동안 독일과 우루과이 등 강팀들을 연달아 꺾으면서 감춰졌던 문제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반전 종료를 앞두고 긴장이 풀린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공격수 아브디엘 아로요를 자유롭게 놔주는 실수를 범하며 만회골을 허용했다.

한번 풀려버린 긴장감은 후반전에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후반전이 시작된 뒤 3분 만에 남태희(알두하일 SC)가 조심성 없는 백패스로 롤란도 블랙번에게 어시스트나 다름없이 공을 넘겨줬고 결국 점수는 2대2 원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화가 난 벤투 감독은 후반전 들어 6명이나 교체를 하면서 승리를 노렸지만 더 이상 그물이 출렁이는 일은 없었고, 체력 안배와 집중력 유지라는 숙제를 받아든 채 부임 후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캡틴' 손흥민의 득점포가 또 침묵한 것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신 이 경기를 끝으로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에 오지 않는 것으로 소속팀과 약속한 손흥민은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황인범의 골을 도왔을 뿐 자신이 득점에 가담하지는 못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전반 35분 동안에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와 2득점을 하고 찬스를 만들어냈는데 그 뒤 템포가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없어 많은 것을 할 수는 없지만 기본 베이스를 만든 뒤 다음달 호주 소집 기간을 잘 활용하겠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한편 지난 12일 한국에 1대2로 패한 우루과이는 이날 일본과 아시아 원정 두 번째 경기를 치러 또다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우루과이와 난타전을 벌인 일본은 미나미노 다쿠미(잘츠부르크)의 멀티골을 앞세워 우루과이를 4대3으로 이기고 A매치 3연승을 달렸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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