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이 15일 본지와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천 | 정다워기자 |
[김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김종민(44)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별 두 개를 바라본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별 하나를 달았다. 김 감독도 지도자 변신 후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다. 우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 김 감독은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쉽지 않은 미션이다. 전체적으로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지난 2006, 2007년 흥국생명 이후 10년 넘게 두 시즌 연속 정상에 선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15일 경북 김천의 숙소에서 만난 김 감독은 “2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목표를 잡았다. 거기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했으니 이번엔 좀 못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목표를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전열에서 이탈한 선수가 거의 없다.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이미 파악된 팀이라는 약점도 있다. 김 감독은 “알고도 못 막는 배구를 하겠다.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며 더 강력한 조직력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 전력 유지 및 업그레이드가 관건
한국도로공사는 선수 변동이 아예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승 주역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최은지가 FA 신분으로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게 유일한 이탈이다. 조직력 면에서는 걱정이 없다. 늘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이 새 시즌에도 함께 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상대 입장에선 한국도로공사의 공격 패턴을 훤히 알고 대비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김 감독은 “배구라는 게 알고도 속고 못 막는 부분이 있다. 거기 맞춰 우리도 새롭게 준비해야 한다.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알고도 못 막게 더 다양한 패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패턴을 묻는 질문에 그는 “영업비밀”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만을 남겼다.
김 감독은 부담 대신 기대감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다. 챔피언이지만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부담감은 없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챔피언이라 지켜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준비한 대로 최선을 다하면 나머지는 따라오게 돼 있다. 부담 갖지 말자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쉽지 않다. 통합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다른 팀들도 경계를 많이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이겨낼 능력이 있다. 우리 팀엔 유난히 30대 베테랑이 많지 않나.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의 우승 도전에 가장 큰 장애가 될 팀은 흥국생명이다. 고르게 보강에 성공했기 때문에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감독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센터, 공격수 보강을 잘 했다. 그 선수들 역할이 잘 맞는다. 새로 온 외국인 선수도 괜찮다.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경계되는 팀이다. 인삼공사, IBK기업은행도 강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제공 | 한국배구연맹 |
◇ 박정아+이효희, 이번 시즌도 키플레이어
김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는 단연 박정아다. 박정아는 비시즌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참가해 맹활약했다. 최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경기당 평균 21득점을 기록했다. 자타공인 한국도로공사의 특급 에이스다. 김 감독은 “정아가 챔프전부터 올라온 공격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자기 것으로 습득했다고 생각한다. 실력이라는 뜻이다. 우리도 그 패턴에 맞춰 다양한 유형의 공격을 하려고 한다. 정아가 시즌 초반 해줘야 할 역할이 많아졌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표팀에서는 라이트로 뛰었지만 우리 팀에서는 레프트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장 세터 이효희도 변함 없이 주전으로 뛰어야 한다. 김 감독은 “효희는 축구의 이동국 만큼이나 대단하다. 그 나이가 되면 체력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순발력만 조금 떨어진 것 같은데 이 부분도 철저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원정도 있지만 모든 면에서 효희를 아직 따라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원정이에게 기회는 많이 가겠지만 효희가 더 해줘야 한다”며 베테랑에게 믿음을 보냈다.
김 감독의 이번 시즌 바람 중 하나는 어린 선수들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이다. 새 시즌엔 이틀에 한 번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지방에 있어 원정을 떠나면 체력소모도 더 크다. 박정아와 이효희가 비시즌 내내 국제대회에 나섰고 배유나와 이바나 네소비치도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선수가 분담해야 지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승점 관리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쫓기면 주전으로 밀고나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다. 세터 원정이 등 어린 선수들도 장점이 많다. 이 선수들이 기회를 잡았을 때 뭔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늘 선수들에게 코트 안에서는 성격을 바꾸라고 한다. 더 적극적이고 과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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