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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매디슨 리쉘(메디)의 그림자를 지울 만한 활약이다.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선수 어도라 어나이는 2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40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팀은 세트스코어 2-3(25-21 25-20 23-25 25-27 12-15)으로 패했지만 어나이는 V리그 데뷔전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 전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어나이에 대해 “아직 실전을 치러보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라며 “다른 리그 경험이 없다.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훈련을 보면 가능성은 있는데 초반에 자기 리듬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나이는 1996년생으로 지난해까지 미국 대학리그에서 뛰었다. 프로 경험이 처음이라 이 감독도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우려와 달리 어나이는 첫 경기서 제 몫을 했다. 말하지 않으면 프로 데뷔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많은 득점을 책임지면서도 범실은 5회로 많지 않았다.
어나이의 활약은 이번 시즌 IBK기업은행 성공의 열쇠다. 지난 시즌까지 IBK기업은행은 메디라는 최고 수준의 선수를 보유했다. 메디는 강력한 파워와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IBK기업은행 공격을 담당했다. 그런 메디가 떠났기 때문에 어나이가 공백을 메워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V리그의 경우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다. 외인 농사를 어떻게 짓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시작은 좋다. 어나이는 높은 타점과 힘을 바탕으로 IBK기업은행 공격을 이끌었다. 어나이는 신장이 188㎝로 메디(184㎝)보다 크다. 이날 경기에서도 블로킹으로만 3득점을 기록했다.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기록이다. 이 감독이 “어나이가 파워에서는 메디를 따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메디보다 크기 때문에 메디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한 대로였다. 기복도 없었다. 어나이는 1세트 10득점, 2세트 7득점을 기록했다. 3, 4세트에도 나란히 8득점씩을 책임졌다. 마지막 5세트에는 7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도 43.37%로 높았다. 경기 내내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다. 수비적인 면에서도 큰 흔들림이 없었다.
어나이의 가세로 IBK기업은행은 빈 틈 없는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상대가 어나이를 의식하면 김희진이나 고예림 같은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살아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김희진은 17득점, 고예림은 26득점을 분담하며 맹활약했다. 공격 루트가 다양하면 수비하는 쪽은 더 힘들어진다. 어나이 효과가 IBK기업은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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