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3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월드컵 갈 때보다 '더 큰 환호'…태극전사 "원정에서도 벤투 스타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원정 기념 촬영을 하자 미디어는 물론 수많은 팬들이 몰려 함께 찍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인천공항=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월드컵 갈 때보다 더 많네요.”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상대팀 세계적인 골키퍼 마뉴엘 노이어의 드리블을 빼앗아 손흥민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던 주세종이 싱긋 웃었다. 단순한 원정 평가전 출국임에도 수많은 소녀팬이 태극전사들 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까지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그야말로 박수 받으며 꽃길을 걷고 떠났다. 한국 축구의 인기 고공행진이 끝이 없다. 대표팀 선수들은 주축 멤버들이 대거 빠졌으나 더 좋은 경기력으로 성원에 보답할 것을 약속했다.

◇화장실 앞 ‘두 줄 서기’…축구대표팀에 이런 일이

“질서 좀 지켜요!” 진풍경이었다. 태극전사들이 호주 원정을 위해 모인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선수들이 날 더운 호주 원정을 위해 얇은 옷으로 갈아입은 남자 화장실 앞에 여성팬들이 줄줄이 대기하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팬들은 혼란을 우려한 탓인지 서로 “질서를 지키자”고 외치고는 두 줄 대형을 만들었다. 곧이어 박주호와 황의조 등 지난 여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나타나자 일제히 사인 공세를 펼쳤다. 특정 선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아시안게임의 뉴 스타 황인범,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포항의 4강 행진을 이끌고 있는 김승대, 프랑스 1부리그에서 뛰는 석현준 등 20명이 모두 수백여 여성팬들의 러브콜에 시달렸다. 대전에서 왔다는 윤수진 씨는 “두 시간 전부터 공항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직전 대표팀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며 국민적 냉대 속에 출국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현실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들이 함께 모여 출국 직전 기념촬영을 할 때도 팬들이 카메라를 꺼내들어 셔터를 끝없이 눌렀다. 촬영 뒤엔 대표팀 스태프가 “선수들 좀 지나갈게요”라고 간곡하게 부탁할 정도였다. 월드컵에 다녀온 주세종의 한 마디가 이를 잘 설명한다. 그는 “월드컵보다 더 많은 팬들이 공항에 나오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대표팀에 오니 독일전에서 어시스트한 기억도 난다. 다시 준비 잘 해서 내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스포츠서울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표팀 동료들과 출국하기에 앞서 화장실 앞까지 몰려든 팬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공항 | 김현기기자



◇1.5군? ‘벤투 스타일’ 그대로 싸운다

한국은 오는 17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2015년 아시안컵 우승팀 호주와 원정 A매치를 벌인다. 사흘 뒤 같은 곳에서 중앙아시아의 터줏대감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한다. 대표팀은 벤투 감독 취임 뒤 코스타리카와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 등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올랐던 중남미 강팀과 줄줄이 붙어 2승2무를 챙겼다. 아시아 팀과의 격돌이 수월하게 생각될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손흥민과 기성용, 이재성, 정우영 등 대표팀 주축 선수 4명이 빠졌고 센터백 장현수가 국가대표 제명 징계로 빠졌다. 여기에 신예 김문환도 부상으로 12일 낙마가 확정됐다. 전천후 공격수 황희찬도 부상으로 합류가 불투명하다. 사실상 1.5군으로 가는 셈이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골키퍼부터 시작해 수비와 미드필드, 최전방으로 전개하는 자신의 스타일 ‘후방 빌드업’을 유지하면서 뉴 페이스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한국과 붙는 아시아 팀들이 수비를 많이 한다”는 질문에 “항상 하던대로, 비슷한 스타일로 경기할 것”이라며 상대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오더라도 격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새로 합류한 3명(나상호, 김정민, 이유현)은 물론 지난 번에 뽑히고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까지 활용하면서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전파하도록 하겠다”고 이번 2연전의 목적을 제시했다. 또 “앞으로도 원정 경기를 할 텐데 이번 호주 원정이 팀으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번 2연전을 마치면 연말 소집돼 내년 1월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뛰어든다. 59년 만의 아시아 정상 해법을 이번 호주 원정에서 찾아야 한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