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6 (일)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의 '아픈 손가락' 세터 이민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OK저축은행 이민규가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토스하고 있다. 2018. 11. 17 장충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어느 사령탑이든 자신과 함께 한솥밥을 먹는 제자들은 애틋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유독 ‘아픈 손가락’도 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에게는 올시즌 세터 이민규가 ‘아픈 손가락’이 아닐까 싶다. 김 감독은 올시즌 개막전부터 꾸준히 이민규가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팀 경기력이 살아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개막 3연승을 달릴때도 김 감독은 기자회견 등 공개석상에서 이민규의 분발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20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풀세트 접전끝에 패한 뒤에는 “민규가 너무 흔들린다. 과감한 선택을 고민중이다”라면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감독의 눈에는 아직도 이민규에게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최근에는 경기마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김 감독의 속을 태우고 있다. 부진한 날에는 토스가 불안하다보니 다양한 공격패턴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상대 블로커들에게 수를 읽히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4일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에서도 김 감독은 작전타임마다 이민규에게 볼 배급과 관련된 질책을 했다.

김 감독은 “민규가 생각이 많고, 욕심이 많다. 그런 점은 세터들이 모두 갖고 있는 것이다”라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감독도 세터로 선수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고충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나도 고등학교 2학년까지 7년간 세터로 뛰었다. 정말 많이 혼나고 지적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민규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전력과의 홈경기 직후에는 이민규와 따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트 밖 편안한 분위기에서 제자가 어떤 점이 힘든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듣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김 감독은 “세터와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눠야한다”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OK저축은행이 올시즌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이민규가 살아나야한다.

dokun@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