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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연습생서 팀 핵심 성장 … 2018 LG 히트상품 ‘채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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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9년 만에 간판 타자 성장

팀 내 홈런·타점 1위, 타율 2위

이번 주말 결혼식 앞둬 ‘겹경사’

중앙일보

홈런을 날리고 있는 LG 외야수 채은성.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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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LG 트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외야수 채은성(28)의 재발견이다. 연습생 채은성은 9년 만에 팀의 간판타자로 자랐다.

채은성은 올 시즌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14위), 25홈런·119타점(4위)을 기록했다. 2009년 입단 뒤 최고 성적이다. 홈런과 타점은 팀 내 1위, 타율은 김현수 다음이다. 타점은 LG 선수 역대 최고 기록이다. ‘조아제약 야구 대상’에서 기량 발전상을 수상한 그는 “처음 시상식장에 와 본다. 어색하지만 기분 좋다”고 말했다.

개막 전 채은성의 입지는 불안했다. 2016년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0.313)로 주전이 됐지만, 지난해에는 1, 2군을 오가며 타율 0.267, 2홈런·35홈런에 머물렀다. 운명의 올 시즌, 그는 경쟁을 뚫고 김현수와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는 “시즌 전엔 1군에 드는 게 목표였다. 감독님도 바뀌고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부터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풀타임 2년 차 징크스’를 겪은 채은성은 “급했다”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그는 “욕심을 부렸다. 더 잘하고 싶어 기술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과욕을 부렸다. 마음이 급해지면서 원래 좋았던 것까지 놓쳤다”고 했다. 그가 내린 처방은 ‘컨디션과 타격에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언제든 잘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첫 목표였다. 어차피 난 발이 빠르지 않아 방망이를 못 치면 볼 게 없는 선수다. 그래서 타격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 결과 이전에 가장 좋았던 2년 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채은성은 순천 효천고 시절 체격조건(1m86㎝, 92㎏)만 좋은 평범한 선수였다. 그런 그에게 당시 LG 운영팀장이던 염경엽 SK 감독이 신고선수 입단을 제안했다. 학창시절 코너 내야수였던 채은성은 입단 후 포수로 변신했으나 2년간 1군에선 한 경기에도 못 나왔다. 등 번호는 신고선수들에게 주는 ‘세 자릿수 번호(102)’였다. 그는 “그때는 ‘두 자릿수 번호’를 달고 1군에 한 번만이라도 나가는 게 꿈이었다”고 떠올렸다. 의장대에서 현역 복무를 마친 채은성은 2014년 외야수로 변신한 뒤 정식 등록 선수가 됐고, 타격 재능을 꽃피웠다.

가족도 생긴다. 오는 8일, 7년간 만난 요가강사 정가영씨와 결혼한다. 채은성은 “여자친구는 내가 무명이던 2군 선수 때부터 지켜봐 준 사람”이라며 웃었다. 결혼 준비는 예비신부가 도맡았다. 채은성이 재활 선수나 신인선수들이 가는 마무리 훈련(일본 고치)을 자원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윙 감각을 오래 유지하고 싶었다. 신혼여행 등으로 훈련 공백이 길어질 것 같아 말했더니 여자친구가 흔쾌히 보내줬다”고 했다.

올 시즌 LG는 두산에 15연패를 당하다 시즌 최종전에서 한 번 이겼다. 채은성은 “솔직히 두산에 진다고 더 기분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지는 것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우승이야말로 프로 선수의 꿈이다. 30홈런보다 내년에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태는 게 목표”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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