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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유럽 100호골… "손흥민, 차원 다른 배터리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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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사우샘프턴戰서 '대기록'… 121골 넣은 차범근 이어 두번째

토트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한글로 "쏘니는 사랑입니다"… 손흥민 "그저 열심히 했을 뿐"

지난 2010년 10월 31일, 태어난 지 18년 111일 된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쾰른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당시 한국 선수로선 가장 어린 나이에 기록한 유럽 프로축구 1부 리그 골이었다.

숱한 유망주들이 '반짝'하고 기억에서 잊혔다. 하지만 손흥민(26)은 그로부터 8년여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반짝반짝' 빛이 난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손흥민은 6일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10분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 개인 통산 100호골이자 이번 시즌 리그 2호골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크로스를 올려준 팀 동료 해리 케인에게 달려가 슬라이딩을 한 뒤 동료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어 관중석을 향해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그렸다. 이날 토트넘은 3대1로 승리하고 다시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유럽 무대 첫 경험이었던 함부르크에서 손흥민은 20골을 넣었다. 같은 분데스리가 소속인 명문팀 레버쿠젠으로 옮긴 뒤에도 29골을 꽂아 넣으며 유망주를 넘어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유럽에 이름을 알린 손흥민은 2015년 현 소속팀인 토트넘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기록 제조기'로 거듭났다. 13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된 손흥민은 2016-2017시즌에 21골을 터뜨리며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골(19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7년 11월에는 프리미어리그 통산 20호골을 넣으며 박지성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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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을 작성할 때마다 손흥민은 흥분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100호골이라는 사실을 경기 후 동료가 알려줘서 알게 됐다"며 "어린 나이에 운이 좋게 유럽 무대에 데뷔해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100번의 골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 손흥민은 "하나를 꼽는 건 가혹하다"면서도 "프로 데뷔한 뒤 넣은 첫 번째 골이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에 가장 머릿속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많은 골을 넣어 유럽에서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도 했다.

손흥민이 유럽 통산 100호골을 터뜨리자 토트넘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한글로 "쏘니(손흥민 애칭)는 사랑입니다. 유럽 통산 100호골 기록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축구 담당 기자는 칼럼에 "손흥민은 맨몸과 잔디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게임기의 일종)으로 이뤄진 어쩌면, 최초의 하이브리드 축구 선수"라며 "다른 선수들과는 확실히 다른 배터리로 움직인다"고 썼다. 게임기에 등장하는 축구 선수처럼 비현실적인 플레이를 자주 펼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이 갖고 있는 유럽 통산 한국인 최다 골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 차 전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1골을 기록했다.

[석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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