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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부산 축구 인기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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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부산과 서울의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가 열린 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부산 한준규가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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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와 FC서울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6일. 부산 구덕운동장을 찾은 여고생 최유빈(17)양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너무나 아쉬워했다.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김문환(23ㆍ부산)에게 푹 빠져 축구팬이 됐지만, 몇 달 되지 않아 시즌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유빈 양은 “요즘 학교에선 부산 축구 없인 대화가 안 될 정도”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단체 채팅창엔 부산 선수들의 사진과 동영상, 기사들이 수시로 공유돼 축구가 일상이 됐다”고 전했다. 홈 경기가 있는 주말이면 SNS는 ‘축구장 인증샷’으로 도배되기 일쑤란다. 적어도 부산 여고생들 사이에선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보다 축구단 인기가 훨씬 높다는 게 그의 얘기다.

올해 ‘부산 아이돌파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여고생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부산이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K리그2(2부 리그) 사상 최다 관중(1만127명) 기록을 세웠다. 앞서 3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선 2부 리그 구단 최초로 팬 프랜들리 클럽상을 수상한 데 이은 겹경사다.

부산 축구 인기 부활을 주도한 여고생 부대 발길은 마지막 홈경기에도 줄을 이었다. 올해로 부산팬 8년 차라는 김정화(22)씨는 구름관중의 비결을 묻자 “팬들을 충분히 만족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와 구단이 SNS에서 팬들과 격의 없이 직접 소통하고, 팬의 요청을 가능한 들어 준단다. ‘인기의 맛’을 본 젊은 선수들이 콧대를 높이지 않고, 즉석 사인회나 프리허그 같은 이벤트를 자처해 팬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면서, 팬들도 ‘응답’했다고 한다. 실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신인 한준규(22)는 하프타임에 자신을 찾아온 여고생 팬들과 대화도 나누고 사진 촬영을 해 환호를 받았다.

한 번 찾은 팬들의 발길은 꼭 다시 잡겠다며 철저한 시장조사를 벌인 구단 전략도 들어맞았다. 분석을 통해 10~20대 여성 팬들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일찌감치 파악한 구단은 마스크팩이나 젊은 여성들의 취향에 맞는 간식으로 팬 서비스에 나섰다. 홈구장을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구덕운동장으로 바꾼 점도 관중몰이에 한몫했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장 자체는 다소 낙후됐지만 경기장과 관중석 간 거리가 줄고 접근성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부산=글ㆍ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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