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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승강PO의 색다른 재미, 서울 강등 위해 뭉친 ‘서포터 연합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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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차전 이어 서울 2차전에 더욱 커진 규모

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노컷뉴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찾은 부산 아이파크 원정 응원석은 수원과 전북, 울산, 강원 등 타 팀 서포터도 합류해 '연합' 응원단을 구성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이해관계에 따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한다. 2018년 K리그의 마지막 날 어제의 적 ‘공공의 적’에 맞서기 위해 하나로 뭉쳤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18년 K리그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경기인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지난 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서울이 3대1로 승리한 가운데 두 번째 대결이 펼쳐졌다.

영하 5도의 혹한에도 많은 축구팬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보기 드문 진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검붉은 유니폼을 서울 응원단은 언제나 그렇듯 경기장 북쪽 스탠드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달 24일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다짐하며 2019시즌의 선전을 약속했던 서울이지만 리그 11위로 밀린 탓에 결국 12월에도 진짜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경기에 서울 서포터가 자리한 북측 스탠드는 올 시즌 평균 이상의 많은 축구팬이 모여 서울 선수들을 향해 큰 함성을 쏟았다.

재미있는 점은 부산 원정 응원단이 자리한 남측 스탠드의 광경이다. 붉은색과 흰색을 사용하는 부산 서포터 사이에서 수원과 전북, 울산, 강원 등을 응원하는 이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특히 수원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붉은 유니폼을 입은 부산 서포터만큼이나 많았다.

정규리그 때만 해도 서로가 응원하는 클럽을 응원했던 이들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서로가 ‘적’이 아닌 ‘동지’였다. 부산의 승리를 응원하며 서울의 강등을 기원했다. 이들은 분명 부산의 응원가를 부르며 추운 날씨 속에 경기하는 부산 선수들을 격려했다.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보다 ‘서포터 연합군’의 규모는 커졌다.

이들은 부산이 공격에 나서면 다 함께 ‘골’과 ‘부산’을 연호하며 선수들을 응원했고, 서울이 공격에 나서면 일제히 거센 야유를 쏟았다. 이날 하루만큼은 수원 서포터도, 전북 서포터도 모두가 부산의 서포터였다.

전반 33분 부산의 김진규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호물로의 낮은 크로스를 따라 상대 문전으로 쇄도한 뒤 넣은 선제골에 부산을 응원하는 ‘서포터 연합군’은 엄청난 함성을 쏟았다. 이들의 큰 함성에 서울 서포터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 경기에서 부산은 ‘서포터 연합군’의 응원에 힘입어 경기를 주도했다. 이 기세에 눌려 전반에 서울은 단 한 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하는 등 열세가 분명했다.

하지만 부산은 계속해서 서울의 골문을 두드리고도 김진규의 결승골을 제외하고는 추가골을 뽑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에 박주영이 동점골을 넣고 1대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박주영의 동점골이 터진 순간 서울 응원석은 환호했고, '서포터 연합군'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서울은 1, 2차전 합계 4대2로 앞서며 극적인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부산은 잘싸우고도 내년 시즌도 2부리그에서 경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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