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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체면치레한 서울 ‘겨우 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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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부산과 무승부로 힘겹게 1부 잔류

최용수 감독, 내년 변화 약속하며 “반드시 정체성·자존심 되찾을 것”



경향신문

FC서울의 박주영(왼쪽 아래 가운데)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8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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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FC서울이 부산 아이파크에 0-1로 끌려가던 후반 45분. 서울 골잡이 박주영이 텅 빈 부산의 골문에 40m 초장거리 동점골을 터뜨리자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서울이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가 아닌 무승부로 1부리그 생존을 결정지은 순간이다. 서울 팬들이 “박주영! 박주영! 박주영!”을 외치는 함성이 가득했다.

서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박주영의 동점골에 힘입어 부산과 1-1로 비겼다. 지난 6일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서울은 1·2차전 합계 4-2로 이겨 1부리그 잔류의 막차를 탔다. 반면 2015년 2부리그로 강등된 부산은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좌절을 맛봤다.

서울은 간신히 1부리그 생존에 성공했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K리그 최고의 명가로 불리던 팀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하위스플릿까지 밀려났고, 정규리그를 11위로 마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다.

부산과의 생존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2부리그 강등이라는 악몽을 경험할 뻔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내년 2부리그에서 뛰는 상상이 너무 힘들었다. 어떻게 우리 팀이 이 자리까지 내려왔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했을 정도다.

서울의 추락은 지난해 겨울 부실한 투자가 빚어낸 참사다. 데얀과 오스마르 등 주축 선수들을 내보냈지만, 빈자리를 채울 만한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결국, 감독만 두 차례 바뀌는 촌극을 보였고 벼랑 끝에 몰렸다.

과거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 감독이 지난 10월 복귀했지만 구멍난 전력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 감독 지휘 아래 승리는 단 2경기(3무3패). 부산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지만, 이른 시간 상대의 퇴장이 아니었다면 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최 감독은 “정상적으로 11 대 11로 맞붙어 우리의 전력을 보여주겠다”고 2차전을 별렀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만 커졌다.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 전반 32분 부산 김진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단순히 실점을 넘어 한 수 아래라던 2부리그 부산을 상대로 노골적인 수비 축구만 했다.

서울의 첫 슈팅은 후반 15분에 나왔다. 종료 직전 박주영의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부끄러운 패배 속에 1부리그에 살아남았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최 감독은 서울을 향한 비판을 감내하면서 내년의 변화를 약속했다. 최 감독은 “왜 우리가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감독도, 선수도, 팬도 모두 답답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반드시 서울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내일부터 2019년의 첫 시작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할 위치로 돌아가겠다. 당장 우리 전력으로는 힘들기에 구단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동점골의 주인공인 박주영도 “감독님 말씀처럼 서울은 ACL, 그리고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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