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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사상 첫 복수 시도민구단의 ACL행, K리그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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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광래 대표이사와 안드레 감독, 조현우 등 대구FC 선수단이 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뒤 서포터즈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있다.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대구FC가 창단 이후 첫 FA컵 우승을 거머쥐면서 K리그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대구는 지난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FA컵 2018 결승 2차전에서 김대원, 세징야, 에드가의 연속골로 울산 현대를 3-0으로 꺾었다. 지난 5일 원정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대구는 1~2차전 합계 5-1로 울산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대구는 올시즌 리그 7위로 마감을 했지만 FA컵 우승으로 차기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로써 K리그는 3.5장의 2019시즌 ACL 본선 진출권의 주인공이 모두 가려졌다. K리그 우승팀 전북과 FA컵 우승팀 대구, K리그 2위팀 경남이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K리그 3위인 울산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내년 시즌에는 경남과 대구, 두 시도민구단이 K리그를 대표해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다.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복수의 시도민구단이 ACL에 도전한다. 30년 이상 기업구단이 중심이었던 K리그의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올시즌 K리그는 시도민구단들의 활약이 어느 해보다 강렬했다. 무엇보다 시도민구단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강등권에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반면 기업구단 가운데 전남은 최하위로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고 서울은 K리그2 부산과의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 끝에 어렵사리 잔류를 확정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이런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 시도민구단 출신 선수들이 역대 최다인 5명이나 K리그1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올시즌 1부리그 개인 타이틀에서도 득점왕과 도움왕에 말컹(경남)과 세징야(대구)가 각각 오르면서 시도민구단의 강세를 증명했다.

스포츠서울

경남FC 김종부 감독이 지난9월3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진행된 K리그1 2018 3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인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올시즌 시도민구단 돌풍의 선봉장은 경남이었다. 승격팀 경남은 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키며 2위로 리그를 마무리해 차기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K리그에서 시도민구단이 리그 성적을 토대로 아시아 무대에 나서는 것은 경남이 최초다. 대구는 지난 2013시즌 2부리그로 강등된 뒤 3년 만에 승격에 성공했고 최근 2년 연속 하위리그에 편입됐지만 일찌감치 1부리그 잔류를 확정지을 정도로 탄탄한 경기력을 유지해왔다. 게다가 시즌 마지막에는 사상 처음으로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훨훨 날아올랐다.

K리그에서는 시도민구단의 ACL 출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와 경남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ACL에 출전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는게 쉽지 않다는 예상도 나온다. 무엇보다 재정적인 여유가 기업구단에 비해 부족한 시도민구단이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를 대표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있다. FA컵 결승 2차전을 지켜본 한 축구 관계자는 “대구나 경남이 올시즌 주전 스쿼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내년 ACL에서도 해볼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다만 호성적으로 인해 주전과 외국인선수들을 모두 지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제조건을 달았다.

이전에도 시도민구단의 ACL행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015년 성남FC는 직전해 FA컵 우승을 통해 ACL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에도 모두가 불안한 시선으로 성남을 바라봤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이 이끌었던 성남은 광저우 부리(중국)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을 밀어내고 당당히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서는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는 광저우 헝다(중국)에게 1차전에서 2-1 승리를 낚으면서 ‘대어 사냥’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0-2로 패하면서 아쉽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5시즌 성남의 사례는 ACL에 도전하는 시도민구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내년 시즌 경남과 대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처음 가보는 길은 당연히 어색하고 힘들수 밖에 없다. K리그를 대표해 아시아 무대에 나서는 이들의 도전을 축구계가 한 마음으로 응원해야한다. K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꾼 두 구단이 내년 시즌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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