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3번 실패한 '회장님 구단' 부산, 자동승격 말고는 답이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4번 실패’는 없어야 한다.

부산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오너로 있어 ‘회장님 구단’이란 별칭을 달고 산다. 최근 몇 년간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지난 2015년 기업구단 최초로 강등 굴욕을 겪은 뒤 1부 진입에 연달아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엔 2부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일찌감치 탈락했고 지난해와 올해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고도 상주와 서울의 벽을 각각 넘지 못해 2부로 다시 미끄러졌다. ‘회장님 구단’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축구계 야권에선 부산의 부진을 거론하며 ‘자기 구단 운영도 못 하는’ 정 회장을 질타한다.

사실 부산은 올해 승격 실패 빼고는 새 중흥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바람을 몰고 왔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국가대표 김문환이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고 있고 시너지 효과로 부산 경기를 보러 구덕운동장에 오는 팬들도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서울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땐 따뜻한 날씨와 겹쳐 1만127명의 시즌 최다 관중이 들어차기도 했다. 이럴 때 1부로 올라갔다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1차전 권진영의 퇴장에 발목이 잡혀 서울과 잘 싸우고도 1무1패로 패퇴했다. 부산 구단과 팬들의 항변도 이유는 있다. 하필이면 생각하지도 않았던 서울이 쭉 미끄러져 승격의 갈림길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최윤겸 부산 감독도 9일 2차전을 마치고 “서울과 붙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박수받을 내용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빈 손이다.

한편으론 부산이 1부로 승격할 확실한 조건을 확인했다. 2부리그 우승을 통한 자동 승격이다. 부산은 지난 해엔 말컹을 앞세운 경남 돌풍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올해는 2부 우승팀 아산 무궁화가 경찰청의 팀 해체 방침에 따라 승격 자격을 잃었음에도 3위에 머물러 성남(2위)에 밀렸다. 그러다보니 2년 연속 1부에서 담금질한 팀들과 힘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최만희 부산 대표이사도 “자동 승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해도 기회가 있었는데 (하위권)안산과 비기는 등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더 이상의 애매한 성적은 부산에 희망고문만 될 뿐이다.

정 회장은 2년 전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 등 축구인들의 조언을 들은 뒤 축구인 출신 최만희 대표를 선임하고 승격 경험을 갖춘 조진호 감독(2017년), 최윤겸 감독(2018)을 연달아 뽑았다. 조 감독은 지난 해 10월 안타깝게 별세했다. 최 감독은 열심히 선수단을 지휘했음에도 승격에 실패한 뒤 “구단에 죄송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구단 수뇌부 및 사령탑 교체 움직임도 제기하고 있다. 3번이나 실패한 부산의 1부 승격 작전이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왔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