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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시·도민 구단이 ACL서도 통할까…경남·대구 ‘쉽지 않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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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재정에도 국내서 좋은 성적

자본 빵빵한 중국·일본 상대하려면

올겨울 얇은 선수층 보강이 급선무

K리그가 2019 시즌에 아시아 무대를 향한 낯설고 새로운 도전을 펼친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K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시·도민 구단 2개팀이 출전한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경남FC와 대구FC가 창단 후 처음으로 ACL 무대에 나선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킨 경남은 리그 2위의 성적으로 당당히 티켓을 따냈고, 대구는 한국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토너먼트 FA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꿈의 무대에 서게 됐다. 이들은 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와 함께 ACL 본선에 직행했다. 울산 현대는 리그 3위 자격으로 ACL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 본선에 오른다.

ACL 티켓 획득 경쟁에서 시·도민 구단이 기업 구단을 앞선 것은 K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경남과 대구의 성과에 찬사가 잇따른다. 재정이 넉넉지 않아 선수단 구성이 기업 구단에 비해 떨어지는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두 팀은 감독의 지도력, 선수들의 투지와 프런트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조화를 이루며 놀라운 성과를 냈다. 경남과 대구 외에도 강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도 각각 8, 9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보였다.

경남과 대구가 아시아 무대에 나서게 되면서 다른 시·도민 구단에도 희망을 안겼다. ACL 출전으로 구단의 가치도 올라 자생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은 일찌감치 ACL 진출권을 따내면서 경남도로부터 더 많은 예산 지원을 약속받았다. 대구는 ACL 진출의 프리미엄을 살려 내년 시즌 이전할 새 전용구장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매년 강등 걱정과 예산 부족에 허덕이며 리그의 불안 요소로 꼽혀온 시·도민 구단이 성적과 자생력을 키우면서 K리그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였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당장 내년 시즌 ACL 성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고 ACL 노하우도 없는 두 팀이 사상 첫 아시아 무대 도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가 최근 엄청난 투자로 세계적인 선수를 영입하고 있어 더욱 걱정이 크다. 경남과 대구가 ACL 조별리그에서 허무하게 무너질 경우 K리그 전체 위상이 하락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향후 K리그가 ACL 티켓 배분에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

경남과 대구는 이제 시·도민 구단을 넘어 K리그의 대표다. 두 팀에는 올겨울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전력 보강이 큰 숙제로 주어졌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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