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승우 활용법' 찾았던 정정용 경험, U-20 월드컵 '황금세대' 이끌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정정용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6년 11월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컨티넨탈컵 U-19 국가대표 국제축구대회 이란과 경기에서 골을 넣은 이승우와 포옹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오랜 시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활동한 정정용 19세 이하(U-19) 대표팀 감독은 어린 선수들과 소통에 능한 지도자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다양한 개성을 지닌 10대 유망주를 다루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갈수록 짙어지는 정 감독의 지도 철학은 ‘영건’에게 신뢰를 받는다. 그의 존재는 해외리그에서 뛰는 유망주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승우나 이강인 등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으로 주목받은 이들 모두 다른 지도자가 활용법을 두고 고민할 때 정 감독은 적극적으로 월반을 시키고 중용하면서 일찌감치 팀에 융화시킨 경험이 있다.

특히 2년 전 U-19 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잡았을 땐 전임 감독 체제에서 중용받지 못한 이승우를 4개국 대회에 간판으로 내세웠다. 어릴 때부터 스페인에서 활동한 이승우는 뛰어난 개인 전술에도 불구하고 톡톡 튀는 행동으로 ‘원 팀’을 중시하는 일부 지도자 사이에서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그러나 정 감독은 이승우에게 주장 완장을 달며 오히려 자신의 색깔을 긍정적으로 발산하고 팀에 에너지를 주도록 이끌었다. 그가 이후 20세 이하(U-20) 월드컵, 러시아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정 감독이 징검다리 구실을 한 셈이다.

지난 여름 툴롱컵에서는 더 과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 대비해 출전한 이 대회에 ‘미완의 대기‘로만 여긴 만 17세 이강인을 월반시켜 중용했다. 이강인은 두 살이나 많은 형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남다른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정 감독의 배려 속에 기존 주력 선수들의 신임을 얻은 덕분이었다. 그렇게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경험을 쌓은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한국인 최연소 유럽 무대 데뷔전을 치르며 1군 경험을 쌓고 있다.

청소년 레벨에서 국내파와 해외파의 융화를 끌어내는 건 쉽지가 않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여서 이질감을 느끼거나 열등감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전 몇몇 감독이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팀 워크를 위해 일부 해외리그 소속 선수를 뽑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정 감독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찾게 해주면서 시너지를 유도한다. 내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을 위해 울산에서 동계훈련 중인 정 감독은 16일 울산문수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여기 있는 (국내파) 선수들도 매우 좋다. 다만 옛날부터 승우같은 아이들을 자꾸 (월반 형태로) 끌어당기는 것은 국내 선수들이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골키퍼만 봐도 그렇다. (스페인에서 뛴) 승우는 바로 때리지 않고 꼭 한 번 접어놓고 슛을 날린다. 그런 여유 있는 공격수를 평소에 상대해봐야 골키퍼 스스로 느끼는 게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우영, 이강인 등이 10대에 유럽 빅리그 1군 데뷔전을 치른 건 정 감독에게 더 큰 호재다. 역시나 월드컵에서 함께 하고 싶은 뜻을 확고히했다. 정 감독은 “프로의 세계는 경기 템포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가짐이 다르다. 국내 선수들이 그런 환경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으니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파 역시 해당 연령대에서 국내 축구 스타일을 체득하면서 동반성장하기를 바랐다.

최근 AFC U-19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정 감독은 월드컵에서 내심 8강 이상을 그린다. 그는 “아시아 대회는 상대가 수비 라인을 내려서 경기하지만 본선에서는 상대 압박이 거셀 것이다. 후방 빌드업과 상대 3분의1 지역에서 크로스와 개인전술, 콤비네이션 등 공격 선택에 대한 빠른 판단, 역습 때 빠른 템포 등 3가지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이강인, 정우영, 김정민 등 해외파가 합류하면 템포와 밸런스를 더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