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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컨디션 난조+목표는 우승…벤투호는 프랑스일까, 독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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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과 기성용이 1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 뒤 인사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 기자]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대개 1차전 첫 경기 때 컨디션을 100%로 맞춰놓는다. 세계 무대에서는 조별리그 통과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맹주를 자처하는 아시아 무대에선 다르다.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안컵에선 4강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조별리그부터 전력 투구할 필요가 없다.

태극전사들이 1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무거운 몸 상태를 드러내며 0-0으로 비겼다. 그러면서 컨디션을 언제 최상으로 맞춰 정상 탈환을 노릴지 궁금하게 됐다. 아시안컵은 한국 대표팀이 거의 한 달 가까이 강행군을 소화하는 유일한 국제대회다. 월드컵 예선의 경우 A매치마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1~2경기씩 치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UAE 아시안컵부터는 기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참가팀이 늘어났다. 결승에 오를 경우 그동안 조별리그 3경기~8강~4강~결승 등 총 6경기를 했지만 이번엔 16강이 추가돼 결승까지 7번을 싸우게 된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을 참고하면 프랑스와 독일을 극과 극 사례로 들 수 있다. 두 나라는 월드컵 본선 직전 평가전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러시아에 와서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프랑스는 출정식에서 본선행이 좌절돼 유망주를 대거 섞은 미국과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러시아에 입성했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었으나 반대로 팀의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판정 논란 끝에 호주를 2-1로 간신히 이기고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지루한 공방전 끝에 덴마크와 0-0으로 비기는 등 우승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16강전부터 프랑스는 확 달라졌다. 난타전 끝에 4-3으로 이기면서 다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고 이후 우루과이와 벨기에, 크로아티아를 연파하며 20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평가전이나 조별리그에서 경기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토너먼트에 집중하기로 팀 전체가 마음 먹었던 것이다.

반면 독일은 언제 올라갈까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다가 결국 주저앉은 케이스다. 독일은 본선 직전 두 차례 A매치를 치렀는데 오스트리아에 1-2로 지더니,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홈팀임에도 한 골 차로 신승했다. 본선 성적은 모두가 아는 대로다. 멕시코와 첫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스웨덴과 2차전에서 종료 직전 버저비터골로 2-1 승리를 거둬 간신히 살아났으나 한국에 0-2로 완패해 충격적인 탈락을 기록했다. 팀 전체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고 결정적인 순간 패스와 킥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등 컨디션도 엉망이었다.

물론 이번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독일처럼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확률은 거의 없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 모두 한국보다는 실력이 떨어지는 팀들이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전처럼 오프시즌에 접어든 15명의 동아시아(한·중·일)리그 선수들 컨디션이 저조할 경우 한창 시즌 중인 선수들이 많은 호주,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과 승부에서는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 태극전사들의 시기적절한 컨디션 관리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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