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오재원은 정말 만나기 힘든 선수다. 세밑인 2018년 12월31일, 어렵게 약속을 잡았다. 필자는 최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야구 선수들의 진솔한 얘기를 글로만 전하는 건 힘들어 이렇게 카메라로 찍고 있다. 오재원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무턱대고 카메라를 들이 밀었다.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오재원의 말투에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어린 야구선수들의 꿈은 대부분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것이다.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보통은 겸손하게 이야기 하거나 조심스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오재원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오재원의 매력이며 경쟁력이다.
지난해 6월10일 NC전에서 9회말 2아웃 이후 끝내기 홈런을 때리는 두산 오재원. 사진=MK스포츠 DB |
츤데레의 의미는 ‘차가운 모습과 따뜻한 모습이 공존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오재원만큼 안티와 팬이 많이 공존하는 선수도 드물다. 필자도 오재원을 나쁜남자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궁금했다. “프리미어12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9회 대타로 나와 노리모토를 상대로 안타를 만들어 내며 했던 액션으로 100만 안티를 팬으로 돌려세웠다”고 질문을 하자 “저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데 팬들이 좋아했다 싫어했다 하는 것”이라며 한 번에 정리 했다.
오재원은 자신의 수비에 대해 “나는 핸들링 같은 기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볼을 무조건 잡아 아웃을 시켜야만 하는 생계형 수비이다”라고 정의했다. 자세나 폼이 중요하지 않은, 무조건 잡지 못하면 나는 프로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어낸 오재원만의 수비라는 생각에 필자도 동의한다.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만의 플레이, 즉 자기만의 플레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건 정말 어렵다. 2017 시즌 내내 타격에 대해 너무 고민이 많은 오재원이었다. “내가 지금 어떻게 치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다”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무너져 있었다.
12월31일 DC베이스볼과 오재원이 만났다. 카메라 앞에 선 오재원. 사진=DC베이스볼 제공 |
그래서 마지막에 선택한 코치가 미국의 야인 코치인 덕 래타였다. 하지만 레타 코치와 연습과정을 통해 얻은 것을 한국에 돌아와 끌고 나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매일 경기를 통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과연 이것이 맞나 하는 의문이 끝없이 들었기 때문이다.
선수를 해봤던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야구장에 있다 보면, 선배는 말할 것도 없고, 후배들까지 타격에 대해 한마디씩 한다. 그 한마디에 흔들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오재원도 그럴 때 마다 이를 악물고 절대 처음 가졌던 생각이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끝까지 하는 것, 이는 2019년 다짐이기도 하다.
오재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본인의 플레이에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 플레이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그는 늘 자신의 소신과 고민을 통해 야구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야구선수이다. 필자가 어렵게 만난 오재원은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쳤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2편에 계속
영상, 사진 제공=DC 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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