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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POP초점]"주 52시간 촬영"…'조들호2'·'풍상씨'가 가져올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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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 '왜그래 풍상씨'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드라마 촬영 현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KBS2 새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이하 ‘조들호2’)와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제작발표회에서는 그간의 제작발표회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단어가 등장했다. 바로 ‘주 52시간 근무제’다. ‘왜그래 풍상씨’에 출연하는 유준상은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드라마만큼 환경적으로 모든 스태프들에게 시간을 분배해서 만드는 작품은 드물지 않을까”라고 자랑했고, ‘조들호2’의 한상우 감독은 제작시사회에 박신양과 고현정이 참석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위해 빠듯하게 주간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들호2’의 제작시사회 사회를 맡은 김선근 아나운서는 “저희 KBS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해 이처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한상우 감독의 멘트를 정리하기도 해 웃음을 자아냈다. 확실한 변화의 바람이 느껴졌다. 또한 당장 지난해 12월 SBS ‘황후의 품격’의 제작사와 담당 PD, 방송사 SBS가 근로기준법 위반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고발당한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따지고 보면 당연히 지켜져야 할 근로기준법. 허나 드라마 현장의 특수성 탓에 쉽게 도입되지 못했던 ‘주 52시간 근무제’였다. 그리고 결국 KBS가 변화의 선두에 섰다.

물론, KBS도 촬영 시간과 관련해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9월, KBS2 ‘최고의 이혼’은 근로 시간을 초과한 것은 물론, 촬영이 시작된 뒤의 이동 시간 등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키지 않았고 휴게시간에 촬영 정리 및 이동 시간 등을 포함 시켜 논란이 됐었다. 이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는 ‘최고의 이혼’ 현장에 대한 제보를 받고, KBS와 몬스터유니온에 사실 판단 확인을 위한 공문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러한 고발 이후에 ‘최고의 이혼’ 촬영장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헤럴드경제

사진=KBS2 '최고의 이혼' 포스터


‘최고의 이혼’은 마지막 촬영까지 거의 모든 촬영에서 밤샘 촬영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KBS의 촬영 환경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TV 방송 직전까지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과 편집이 이뤄지던 상황이 허다했던 드라마국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여유를 찾아갔다. 스태프들 역시 고된 노동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죽하면 ‘최고의 이혼’에 출연했던 배우 차태현 역시 한 인터뷰에서 “마지막 날까지 거의 밤샘하지 않고 끝이 났다, 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안 했다는 게 너무 기분이 안 좋더라”고 말할 정도였겠는가.

이러한 KBS의 변화는 ‘조들호2’와 ‘왜그래 풍상씨’로까지 이어졌다. 대개 촬영 직전에 대본이 나오던 쪽대본 방식도 벗어났다. 덕분에 드라마의 퀄리티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조들호2’와 ‘왜그래 풍상씨’의 영상미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전과 비교해서 더 뛰어나면 뛰어났지, 못하지는 않다. 그간 말해왔던 촬영 현장의 특수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변명이었는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게다가 촬영 현장의 여유가 생기니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받는 스트레스까지 줄어들었다.

유준상 또한 이러한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스태프들이 밝고, 덕분에 우리도 같이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사실 아직 노동환경이 개선되려면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드라마 현장이 더 개선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물론, 드라마 촬영 현장의 노동환경이 완전히 개선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턴키 계약 등 근로계약서에 대한 문제가 드라마 스태프들의 노동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은 불었다. 드라마 촬영 현장 변화의 미풍이 강풍으로 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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