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설특집 단독인터뷰 ③] 추신수가 직접 공개한 'FA 대박' 비하인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텍사스 추신수가 미국 시카고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 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지난 달 추신수(37·텍사스)가 미국으로 떠나기 앞서 일찌감치 그를 만나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보내는 설 인사를 들었다. 좌절과 환희가 교차했던 미국 생활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대박계약’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거침없이 쏟아낸 추신수는 “스포츠서울 독자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응원도 많이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②편에 이어>

작은 것 하나까지 진심을 다하다보니 핑계대거나 변명하지 않는다. 남의 눈을 속일 이유도 없다. 텍사스와 맺은 대형 계약은 이런 솔직함이 가져온 행운이다. 추신수는 설을 맞아 스포츠서울 독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자신의 이익을 쫓았으면 대박 계약도,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뛰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다.

시애틀 소속이던 2006년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 된 이후 빅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풀타임 빅리거의 꿈이 성큼 다가온 듯 했다. 2007년에는 4월 마지막주를 빅리그에서 치르고 일주일간 조정기간을 갖기 위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조정기간이 끝나면 풀타임 메이저리그가 보장된 상황이었다. 추신수는 “2006년부터 팔꿈치 상태가 안좋았다. 조금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통증이 가시지 않더라. 빅리그 콜업 전날 원정경기를 했는데 동점 상황에 9회말 2사 2루 위기에 좌익수를 보고 있었다. 끝내기 안타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인데 공은 못던지겠고 ‘제발 나한테 오지 말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 당시 일이 생생하게 떠오르는지 발까지 동동 굴렀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그는 “거짓말처럼 타구가 나한테 날아왔다. 평소라면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코스였다. 끝내기 상황이니 3루 주루코치가 쉼없이 팔을 돌리고 있더라. 스텝을 밟아 포구한 뒤 세게 던졌는데, 공이 3루수 앞으로 똘똘 굴러가는 게 슬로 비디오처럼 보이더라”며 웃었다. 팀은 졌고, 팔이 고장났다는 것을 절감해 라커룸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마이너리그팀 감독이 자신을 부른다는 전갈을 받았다. 추신수는 “감독을 만나러 갔더니 ‘추, 축하해. 내일부터 메이저리거야’라더라.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스포츠서울

텍사스 추신수(오른쪽)가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신시내티 시절 절친으로 지낸 조이 보토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텍사스 구단 공식 SNS


부상을 공개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그는 “부상을 숨기고 빅리그에 올라간 뒤에 메이저리그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었다. 돈이 궁하던 시절이라 메이저리거 대우로 받을 수 있는 연봉도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아프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남을 속이면서까지 빅리그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사소한 문제도 아내와 상의해 결정하는데 당시 아내인 하원미씨도 “부상을 숨기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단다.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그렇게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는 이후 2008년 6월 1일 빅리그에 복귀해 홈런 21개를 쏘아 올리며 풀타임 빅리거로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 빅리거 최초로 3할 20홈런 20도루 에 가입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추신수는 “그 때 부상 사실을 숨기고 빅리그로 올라갔다면 FA 자격도 1년 먼저 얻었을 것이다. 2012년에는 대형 외야수가 시장에 많이 나왔는데 2013년에는 제이코비 엘스버리 정도가 경쟁상대였다. 마음 편히 수술하고 충실히 재활한 덕분에 기량도 빨리 끌어 올렸고 수요공급 상황이 맞아떨어진 덕분에 대박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루키시절부터 눈속임이나 변명에 익숙했다면 지금의 부와 명예 모두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추신수의 진심이다.
<④편에 계속>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