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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해치’ 이필모 “힘이 아닌 법으로 이겨야 한다”…진실 눈앞에 두고 절명 ‘장렬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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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해치’ 이필모가 존재감을 뽐냈다. 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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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에 사헌부 감찰의 귀감인 한정석 역할로 특별출연한 배우 이필모가 “끝내 이기는 것은 법”이라는 절절한 한 마디를 남기고 장렬하게 퇴장했다.

19일 방송된 SBS ‘해치’ 7, 8회에서는 동생 연령군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 속에서 증언 철회를 결심한 연잉군 이금(정일우)과, 이 때문에 뇌물죄의 누명을 쓰고 끌려가게 된 사헌부 감찰 한정석(이필모)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연잉군은 이조판서 민진헌(이경영)으로부터 밀풍군(정문성)의 살인죄에 대한 증언을 철회하면 연령군을 다음 왕으로 지지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러한 연유까진 몰랐던 한정석이지만, “연잉군이 증언을 철회했다고요. 그러니 더욱 제가 부패한 감찰이 돼야 했겠군요. 어서 집행하시지요”라며 잡혀가는 순간까지도 의연한 모습이었다.

이에 박문수(권율)는 “진짜 국법을 어긴 건 저들인데!”라며 낫을 들고 날뛰었지만, 한정석은 박문수를 저지하며 “그래서 같아지겠다는 것이냐? 너도 국법을 우스이 여기고 그 위에 서겠단 것이야?”라며 오히려 엄하게 꾸짖었다.

멈칫하는 박문수에게 한정석은 “넌 언젠가 당당한 사헌부의 관료가 될 것이다. 그 때 넌 힘이 아닌 법으로 이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진심을 담아 말하고 끌려갔다.

그러나 이후 연잉군은 밀풍군의 죄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인 ‘탄의 계시록’ 찾기에 나섰고, 이를 통해 한정석의 누명을 벗기려고 시도했다.

대질 심문을 통해 이러한 연잉군의 생각을 읽은 한정석은 여지(고아라)에게 “곧 가족을 만날 수 있겠지. 나가면 준재 녀석부터 안아줘야겠다”며 아들에 대한 애틋한 부정과 함께 다시 한 번 희망에 찼다.

하지만, 그날 밤 동료 감찰이 “잠시 바람을 쐬게”라며 한정석을 옥에서 나오게 해 준 것이 어이없게도 그의 죽음을 불렀다. 옥에서 나온 한정석은 방주감찰 위병주(한상진)의 집무실에서 이조판서 민진헌의 서찰을 발견했고, 민진헌과 함께 자신에게 뇌물죄를 뒤집어씌운 것이 바로 위병주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한정석은 “결국 이것이었나? 자네의 끝이…권세가의 앞마당을 지키는 개가 되는 것이었어? 자넨 끝났어, 자네의 주인인 민진헌도!”라고 한 때 믿었던 동료에 대한 서슬 퍼런 분노를 표출했다. 당황한 위병주는 “이보게, 내 말을 들어보게”라고 그를 말리려 했다.

그러나 한정석은 밖에 있는 다른 감찰을 소리높여 불렀고, 결국 위병주는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벼루로 한정석의 머리를 가격했다. 이후 피를 쏟으며 쓰러진 한정석은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또 같은 시각 밀풍군 이탄 또한 연령군의 목에 칼을 찔러 넣은 뒤 끔찍한 웃음을 지었다.

이후 한정석의 가족과 여지, 박문수 등 동료들이 통곡하는 모습과 아버지 숙종(김갑수)의 죽음 앞에 절규하는 연잉군 이금의 모습이 그려지며, 한정석이 떠나고 남은 ‘해치’의 주인공들이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지 궁금하게 했다.

1회부터 8회까지의 짧은 특별출연이었지만 누구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비극적으로 퇴장한 배우 이필모는 맑은 눈빛과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표정, 진심어린 명대사들로 ‘해치’의 주인공들에게뿐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극중의 정신적 지주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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