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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선수 억압한 '팀킴' 지도자…"사진 찍어주니 연예인인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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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해당 지도자도 '부족했다' 인정"

뉴스1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체육협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은메달리스트 '팀킴' 선수들이 폭로한 지도자 비리 행위 관련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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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영미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여자컬링 대표팀 '팀킴'의 폭로는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부당행위 대상자로 지목된 지도자들도 자신들의 비리 행위를 인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와 합동으로 실시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감사' 결과를 21일 오전 발표했다. 선수들이 호소문으로 폭로한 지도자들(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김민정 여자대표팀 감독, 장반석 믹스더블팀 감독)의 비리 행위들이 대부분 확인됐다.

문체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선수 특정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들의 선수 인권 침해,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 보조금 집행과 정산 부적정, 친인척 채용 비리, 경상북도체육회 컬링팀과 의성컬링센터 사유화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강정원 문체부 체육협력관은 "공식적으로 선수들을 두 차례 만났다. 조사를 거듭하면서 최소 10차례 이상 접촉했다. 김경두 회장 일가족은 2차례 이상 만났고 경상북도 체육회 관계자들도 수시로 조사했다"고 전했다.

감사결과 Δ 선수 인권 침해(욕설, 인격모독, 사생활 통제) Δ 경상북도체육회 지도자의 부실 지도(역량 부족, 지도 태만) Δ 선수 상금 및 후원금 횡령(상금 축소 및 횡령 정황) Δ 보조금(국고보조금, 경상북도보조금) 집행·정산 부적정(이중정산 및 부당정산, 허위 증빙) Δ 친인척 채용비리(조카 전력분석관 채용 등) Δ 컬링팀의 사유화 등이 확인됐다

인권 침해 내용과 관련, 강 협력관은 "구체적인 내용을 다 말씀드리긴 어렵다. 녹취 파일 일부를 말씀 드리면 '사진 찍어주니 연예인인줄 아느냐" "서커스 하는 줄 아느냐" 등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온 소포를 지도자들이 먼저 개봉하고 언론 인터뷰 시 김경두 회장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하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지도자들의 능력 부실도 드러났다. 강 협력관은 "여자컬링팀 지도자 김민정과 믹스더블팀 지도자 장반석은 지도자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으며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선수들 지도보다는 외국팀 초청과 훈련계획 수립 등 행정업무에 치중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문체부 관계자는 "지도자들이 전체적으로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다"면서 "조사 대상자 중 1명은 자신들의 능력 부족까지도 담담하게 인정했다"고도 전했다.

'팀킴' 선수들이 "우리들이 받은 상금과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던 부분도 사실로 입증됐다.

강 협력관은 "2015년 이후 '팀킴'이 대회에 출전해 획득한 상금을 지도자들이 축소해 입금했고 지도자 성과급을 중복해 지출하는 등 선수단 상금을 횡령한 정황이 있다. 또 평창 올림픽 이후 경북체육회와 선수단에 지급된 후원금과 격려금을 선수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통장에 보관하고 있었으며 특별포상금 5000만원을 선수들 동의 없이 경북컬링협회 수입으로 계산하는 등 총 9386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서는 "친인척을 채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정관을 위반해 본인의 조카를 전력분석관으로 채용한 것이 드러났다"고 설명했으며 "2010년 이후 김경두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의 부인, 장녀, 장남, 사위 등이 계약과 임명 등 정당한 절차 없이 경북체육회 컬링팀 지도자로 활동하며 국가대표 지도자 수당을 수령하거나 국가대표 지도자로 해외에 파견됐다"며 사유화를 지적했다.

강정원 협력관은 "지도자들의 횡령과 관련,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고 국세청에 조세 포탈 내용을 통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일이 다른 종목, 스포츠계 전체 지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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