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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메인 카드 못지않게 기대를 모으는 언더 카드가 있다.
UFC 232에서 '원조 천재' BJ 펜과 라이언 홀이 마주할 때가 그랬고, 역대 최고 대진으로 꼽히는 UFC 205 프랭키 에드가와 제레미 스티븐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마이클 존슨이 주먹을 맞댈 때도 그랬다.
간혹 '언더 카드로 넘버링 대회를 열어도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일(이하 한국 시간) 열린 UFC 235도 비슷한 분위기가 일었다. 페더급 전통의 하드 펀처와 매서운 신예가 얼굴을 마주했다.
미래의 존 존스 대항마로 꼽히는 조니 워커와 강도 잡는 미녀 파이터 폴리아나 비아나도 기대감을 높였다.
자빗 마고메드샤리포프(28, 러시아)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전 세계 격투 팬들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4연승 숫자도 훌륭하지만 내용이 더 인상적이었다.
마이크 산티아고, 셰이먼 모라에스, 카일 보크니악, 브랜든 데이비스를 차례로 꺾었다. 4승 중 3번을 서브미션으로 끝냈다.
리어네이키드초크와 아나콘다 초크, 슬로에브 스트레치 등 기술도 다양했다. 특히 데이비스 탭을 받아낸 슬로에브 스트레치는 2018년 올해의 서브미션으로 뽑힐 만큼 난도와 완성도, 두루 높았다.
승리 공식이 일정했다. 페더급에선 '거인'으로 분류되는 키(186cm)와 리치(185.4cm)를 앞세운 타격으로 압박하다 그라운드 기술로 승리를 거머쥐는 패턴을 보였다.
그래서 자빗이 톱10 랭커를 만나면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큰 관심을 모았다. UFC 235가 시험장으로 결정됐다. 상대는 페더급 6위 스티븐스.
스티븐스 역시 직전 경기에서 패하면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7월 UFC 온 폭스 30에서 조제 알도에게 1라운드 펀치 TKO 당했다. 5분도 채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지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후유증이 상당했다. 스티븐스는 ESPN 아리엘 헬와니 기자와 인터뷰에서 "(알도에게 진 뒤) 자살을 생각할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어지러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더 오르려는 자와 다시 오르려는 자가 정면 충돌한 모양새다. 그래서 더 기대를 모았고 실제 경기도 팽팽하게 흘러갔다.
웃은 건 자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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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빗은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35에서 스티븐스를 만장일치 판정(29-28, 29-28, 29-28)으로 이겼다.
글로브 터치 없이 시작했다. 스티븐스가 계속 전진 스텝을 밟으며 자빗을 압박했다. 자빗은 채찍처럼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후진 없는 스티븐스를 견제했다.
자빗 킥과 백스핀 엘보가 조금씩 꽂혔다. 스티븐스 압박 플랜이 무위에 그치도록 케이지 구석에 몰렸다 싶으면 빨리 몸을 빼냈다.
그러면서 변칙적인 킥을 꾸준히 넣었다. 영리하게 포인트를 쌓았다.
2라운드 들어 스티븐스가 에너지 레벨을 높였다. 강력한 오른손 훅과 낮은 궤적으로 뻗는 로 킥으로 자빗 좌우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러자 자빗이 앞으로 나왔다. 프론트 킥과 스피닝 킥으로 옥타곤 중앙으로 스멀스멀 전진했다. 2라운드 2분 26초쯤 기어이 첫 테이크다운을 뺏었고 이후 백마운트 포지션까지 확보하며 주도권을 쥐었다.
승리 공식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분위기였다. 타격전으로 가는 듯하다가 순식간에 그라운드 게임으로 흐름을 바꿨다. 2라운드 종료 공이 울렸을 때 두 선수가 서로를 밀치며 '짧은 신경전'을 벌였다. 옥타곤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3라운드는 백병전 느낌이었다. 1, 2라운드 우세를 확신할 수 없는 자빗과 피니시만이 승리 수확 방법이 된 스티븐스, 둘 다 물러서지 않고 주먹을 맞댔다.
레프리 3인은 자빗 손을 들어줬다. 3명 모두 다게스탄 샛별에게 표를 던지며 뜨거웠던 언더 카드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13연승을 완성한 자빗은 총 전적을 17승 1패로 쌓았다. 통산 열여섯 번째 쓴잔(28승)을 마신 스티븐스는 1년 11개월 만에 연패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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