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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고 장자연 사건

"피해자 당당한 세상 위해"…故장자연 동료 윤지오, 10년만에 나선 이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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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박수정 기자] 배우 故 장자연의 동료 배우 윤지오가 사건 10년 만에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윤지오는 5일 오전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 장자연 사망 10주기를 맞아 출연해 인터뷰를 했다.

이날 윤지오는 "(장)자연 언니의 진정한 안식을 바라며, 마지막 증언을 합니다"라고 밝혔다. 윤지오는 장자연이 지난 2009년 언론사 사주 등이 포함된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할 당시 동석했던 동료 배우로 알려진 인물이다. '뉴스공장'을 통해 처음으로 이름과 얼굴을 공개했다.

윤지오는 2009년부터 10년간 검찰과 경찰로부터 13번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증언을 한 이후 일상생활을 하는게 불가능했다"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으로 "이사도 수차례 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경찰 조사 자체도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뤄지는 시간이었고, 그 이후엔 기자들에게 시달림을 당했다. 내가 일하는 곳이랑 대학원까지도 오셔서 생활하는 것 자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배우로 활동했던 윤지오는 사건 증언의 여파로 캐스팅에서도 불이익을 받았다. 그는 "그 당시엔 너무 어린 나이여서 제외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고 몇 년 후엔 캐스팅이 안되는 일을 체감하면서 감독님이라든지 직접적으로 '그 사건에 너가 증언했던 걸 알고 있다, 캐스팅이 불가하다'고 말씀해주시는 걸 실질적으로 들어 몇 년 후에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이후에는 미행도 붙었다. 윤지오는 "참고인 조사는 매번 밤 10시 이후 또는 새벽에 불렀다. 조사가 끝나고 경찰 측에서 집에 데려다 줄 때도 항상 미행이 붙었었다"고 회상했다.

김어준이 "사건에 연루된 그 언론사냐"고 묻자 윤지오는 "그 언론사가 맞다"고 말했다. 윤지오는 "당시 차가 없어서 조사 이후 경찰이 차를 태워줬는데, 그 언론사의 이름이 적힌 차량이 뒤를 따라왔다. 경찰이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등 미행을 떨치려 했다"라고 밝혔다.

윤지오는 공개적인 증언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내가 국내에서 계속 거주했다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거주하면서 이런 사건이나 사고 케이스가 공개적으로 진행된다. 캐나다의 경우 피해자나 가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다. 그런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오히려 존중받는 걸 보면서 어찌 보면 한국도 그래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가해자들이 너무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억울하단 심정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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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도 밝혔다. 윤지오는 이미 언론에 거론되며 의혹을 받은 이름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언론사의 같은 성(姓)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이 거론돼 있었다"며 "13번의 경찰 조사에 늘 성실하게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어린 제가 봐도 수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경찰이 수박 겉핥기식의 질문을 늦은 시간에 반복하다 보니 ‘왜 이런 질문을 하나. 중요한 것은 따로 있는데’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니 입장에서 생각해봤다"며 "소속사를 나오기 위해 작성한 문서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도 유서 한 장이 없었다. 누가 유서에 명단을 나열하고 지장을 찍겠는가. 살기 위해, 법적으로 싸우기 위해 만든 문건이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윤지오는 "내가 쓴 책 제목 자체도 사실에 기반해서 '13번째'라고 지었다. 10년이란 시간이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런데 숨어 살기에 급급했고 그것들이 솔직히 잘못된 것인데 당연시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저 같은 피해를 겪은 분들이 세상 밖에서 당당하게 사셨으면 좋겠단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가 움츠러들고 본인의 죄의식 속에 살아야되는데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갖고 사는 현실이 한탄스러웠다. 이젠 조금은 바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서 용기를 내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소신을 밝혔다.

故 장자연은 지난 2009년 연예기획사, 방송 및 언론계, 대기업 금융업 종사자 등 31명에게 성상납을 강요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며 이에 대한 내용이 담긴 실명 리스트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윤지오는 당시 검찰과 경찰로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2월 JTBC 뉴스, 그해 7월 MBC 'PD수첩'에 출연, 익명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후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당시 수사 과정과 장자연과 관련한 의혹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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