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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야기마다 어울리는 포맷 찾아야…'트랩'은 드라마가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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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드라마틱 시네마 '트랩' 박신우 감독 인터뷰

남상욱 작가 "드라마로 옮기며 세계관 확장시켜"

연합뉴스

박신우 감독
[OCN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영화로는 소시오패스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TV에선 풍성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드라마화 제안이 오자 흔쾌히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마포구 상암동 한 카페에서 만난 '트랩'의 박신우(40) 감독과 남상욱(43) 작가는 '영화로는 할 수 없던 이야기가 드라마로 옮겨가며 풍성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박 감독은 영화 '백야행'(2009)을 연출했고, 남 작가는 드라마 '특수사건 전담반 텐(TEN)'(2012)을 집필했다.

각자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하던 두 사람이 케이블 채널 OCN의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에서 만나 함께 작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최근 종영한 7부작 스릴러극 '트랩'이다.

박 감독은 "영화는 짧다 보니까 소시오패스 이야기를 담기엔 플롯 위주의 겉핥기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드라마로 하면서 캐릭터 위주 이야기로 끌고 갈 수 있었고, 소시오패스 강우현(이서진 분)이 어떤 식으로 사람들을 속여 왔는지까지도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 작가 또한 "처음 영화 시나리오는 '범인은 사실 강우현이었다'는 식의 반전극이었다. 드라마로 확장하면서 소시오패스의 행동 이유를 설명하는 서사가 개발됐다. 그러면서 강우현에 대립하는 형사 고동국(성동일)이 만들어졌고, 많은 조연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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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작가
[OCN 제공]



'드라마틱 시네마'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대한 영화 같은 느낌을 주고자 박 감독은 전 회차 모두 콘티 작업을 했다.

박 감독은 "콘티 작업은 감독으로서 영화적인 부분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보통 드라마는 대본이 빨리 나오지 않고 찍어야 할 양도 많아서 콘티 없이 촬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는 무조건 콘티부터 만들고 가는 편이다. '트랩'에서도 콘티를 그려둔 덕분에 감독이 의도한 대로 화면 컷(cut)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로 만들 뻔한 이야기가 TV로 옮겨가며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대표적인 대목이 표현 수위다. 남 작가는 "처음엔 더 잔인한 장면도 있었고, 상류층 인사들이 저급한 언어를 쓰는 설정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환경에선 불가능한 것들이라 다 뺐다. 드라마틱 시네마라고 해서 '영화처럼 하면 되는 거야'라고 생각했다가 고치는 게 약간 힘들었다"며 웃었다.

'트랩'은 7부작이라는 짧은 틀 안에서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인 전개와 빠른 속도감이 돋보였다. 박 감독은 "드라마는 딴 일 하면서 봐도 되는 편안함이 있는데 '트랩'은 대사 한번 놓치면 따라잡기가 어렵다. 몰입감에 신경을 많이 쓴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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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우 감독
[OCN 제공]



박 감독은 영화와 드라마 간 경계가 점차 사라져가는 현 추세에 대해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 게 어떤 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진단했다.

"영화는 필름으로 작업했고 드라마는 ENG로 찍었는데 어느 순간 모든 영상 매체가 디지털화했어요. 기술적인 걸림돌이 사라지기 시작한 거죠. 또 예전엔 남의 분야를 기웃거리는 게 좋은 게 아니라는 눈치가 조금씩 있었는데, 이젠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뀐 것 같아요. 전 '트랩'이라는 작품에 딱 맞는 포맷에서 즐겁게 작업한 것 같습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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