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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종영]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당신의 인생…TV 드라마가 줄 수 있는 감동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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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배우들에겐 영광의 드라마, 시청자에겐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감동적인 드라마였다.

‘눈이 부시게’가 영화 같은 아름다운 피날레를 선사했다. 빛나는 청춘과 절절한 사랑, 애틋한 가족애와 여전히 뜨거운 우정까지 빼곡한 삶의 파노라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19일 밤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 최종회가 방송된 가운데, 혜자(김혜자 분)의 진짜 인생이 그려지며 따뜻한 감동을 자아냈다. 아픈 기억을 잊고 행복 속에 살게 된 혜자(김혜자)의 기억 속에 아들 내상(안내상)은 사고 전 어린 아이였다. 행복한 기억 속에서 준하와 만나게 된 젊은 혜자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엔딩이었다.

그렇게 혜자의 눈부신 인생이 완성됐다. 준하를 만나 뜨겁게 사랑했고, 행복한 가정도 이룬 혜자였지만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삶이 가슴 뭉클한 터치로 펼쳐지면서 가슴 벅찬 감동과 오래도록 곱씹을 여운을 안겼다.

마지막까지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어록이었다. 19회에서도 “당신이 죽었다는 사실보다 당신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무섭습니다” “어머니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십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신이 가장 행복한 시간에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주옥같은 대사들이 펼쳐졌다.

김혜자의 엔딩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적셨다. 그 어떤 철학자가 남긴 명언보다, 그 어떤 위인집의 스승이 준 교훈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낯 꿈에 불과한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한지민 안내상 손호준 이정은에서 막내 남주혁에 이르기까지 신구 배우들의 명연기와 앙상블은 이 드라마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게 하는 마력이었다. 70대 혜자로 분한 김혜자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그의 알츠하이머 연기는 지금까지와 또 다른 결로 가슴을 뒤흔들었다. 알츠하이머 혜자를 통해 바라본 ‘시간’과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마음속에 깊게 남았다. 때론 수줍은 소녀로, 때론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눈빛을 표현했다. 귀엽고 에너지 넘치는 스물 다섯의 모습과 70대 할머니를 오가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며 깊은 성찰과 감동을 끌어냈다.

현실로 돌아온 혜자는 사실적인 연기로 깊이감을 더했다. 쓸쓸함을 담은 눈빛과 공허한 표정은 기억을 잃어가며 일생을 돌아보는 혜자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마지막까지 인생을 이야기하는 김혜자의 연기가 보는 이들의 삶에도 스며들었다.

한지민은 스물 다섯 혜자로 분해 정점에 오른 배우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시간을 초월한 김혜자와의 완벽한 2인 1역부터 세밀한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은 한지민의 존재감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늙어버린 혜자의 일상 속 목소리와 회상 장면만으로도 끊임없이 존재감을 드리우며 아련함을 자극했다. 준하(남주혁 분)와의 로맨스에서는 풋풋한 설렘을, 영수(손호준 분)와는 웃픈 현실 넘치는 남매 케미를, 현주(김가은 분) 상은(송상은 분)과의 현실 친구 케미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남주혁은 확실한 존재감으로 감성을 자극했다. 준하의 쓸쓸함과 아픔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던 남주혁이 그려낸 준하는 아프고 또 빛나는 청춘의 새로운 얼굴이었다. 똘기 넘치는 영수 역으로 분한 손호준은 등장하기만 하면 웃음을 책임지며 절대 웃음 메이커로 활약했다.

12부작으로 구성된 ‘눈이 부시게’는 지상파 월화드라마를 모두 누르고 연속 5회 월화 드라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종영한 ‘눈이 부시게’는 9.731%(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찍었다.

짧은 시간동안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울림과 감동은 TV 드라마가 줄 수 있는 감동 그 이상이었다.

한편, ‘눈이 부시게’ 후속으로는 이이경, 김선호, 신현수, 문가영, 안소희 주연의 ‘으라차차 와이키키2’가 오는 25일부터 방송된다.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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