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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투톱 체제 구축한 벤투호, WC 예선 무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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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과 콜롬비아 축구대표팀 평가전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골을 넣은 손흥민과 환호하고 있다. 2019. 3. 26.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과감한 변신의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국면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아시안컵 참패의 부진을 씻는 2연승으로 분위기를 환기했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까지 준수했다. 예상 밖 전술 변화로 얻은 성과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벤투 감독은 이번 2연전에서 4-1-3-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부임 후 큰 틀에서 변화 없이 4-2-3-1을 고집했던 벤투 감독은 처음으로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리고 파트너로 지동원과 황의조를 붙이는 전술이었다. 여기에 2선 미드필더를 3명이나 배치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으로 줄이는 공격적인 변화가 감지됐다. 보수적인 성향의 벤투 감독이 시도한 변칙의 결과는 성공적이다. 벤투 감독 부임 후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볼리비아전에서 골 빼고 다 보여줬다. 콜롬비아전에서는 8경기 연속 무득점을 끊는 골까지 만들었다. 1선에 다른 공격수가 자리 잡고 수비를 분산시키자 손흥민이 전보다 자유롭게 움직였다. 지동원과 황의조 모두 제 몫을 했다. 누가 나가도 손흥민과의 호흡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벤투 감독에게 큰 힘이 되는 결과였다. 여기에 2선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다채로운 패턴의 부분 전술이 나왔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짧은 패스를 통해 빠른 템포로 전진하는 플레이도 일관성 있게 나왔다. 포메이션 변경은 벤투호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향후 월드컵 예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투톱 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 한국은 9월부터 월드컵 2차 예선에 돌입한다. 한국을 상대하는 아시아 팀들의 전술은 뻔하다. 라인을 내리고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한국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선수비 후역습 작전을 택하기 마련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아무리 앞서도 페널티박스 안에 ‘버스’를 세우는 극단적인 수비를 공략하기는 언제나 쉽지 않다. 유럽의 빅클럽들도 종종 수비적인 한 수 아래 팀을 만나 고전하다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벤투 감독의 최대 과제는 밀집 수비 공략법을 찾는 것인데 투톱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수비에 집중하는 팀을 상대할 땐 공격수 숫자를 최대한 많이 두는 게 낫다. 볼리비아, 콜롬비아전처럼 투톱에 2선 공격수 세명까지 최대 5명의 공격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면 상대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좌우 풀백도 높이 올라가 공격을 돕기 때문에 약팀을 공략하기엔 적절한 시스템이다. 세밀함과 골 결정력만 향상되면 고전하지 않고 최종예선으로 향할 수 있는 주력 전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다만 수비 전술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이 이번에 꺼낸 카드는 역습에 취약한 구조다. 4백 앞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한 명만 서고 풀백들이 공격 진영까지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2~3명이 시도하는 빠른 역습에 당할 수 있다. 볼리비아의 경기력이 떨어지긴 했으나 몇 차례 역습에 노출됐다. 콜롬비아전도 마찬가지였다. 센터백들의 위치 선정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수비력, 그리고 풀백들의 강약 조절이 더 섬세하게 조정돼야 한다. 허리에서 무리하게 전진하다 공을 뺏기는 것도 치명적이다. 공수 전체에 걸쳐 안정을 찾아야 전술의 완성도가 올라간다. 묘수가 악수로 변하지 않으려면 뒤에서 약점을 노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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