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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종영 '리갈하이' 전개도 연기도 원작의 무게 이기지 못했다[엑's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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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리갈하이’ 스토리도 연기도 원작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30일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가 종영했다. 고태림(진구 분)은 한강신소재 사건의 진실을 깨닫고, 민주경(채정안)에게 3년 전에 숨긴 사실이 뭐냐고 다그쳤다. 민주경은 서재인, 윤상구(정상훈)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했다. 재판 도중 유라가 숨을 거두자 한강신소재는 주민들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에 한강신소재 주가가 급락했고, 성기준(구원)이 헐값에 지분을 사들였다. 한강신소재는 수천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를 안 고태림은 방대한(김병옥)과 싸우고 B&G를 떠난 것이었다.

B&G 로펌에서 퇴출된 민주경은 윤상구와 밤에 몰래 사무실에 침입했다. 당시 죄책감 때문에 자살한 안전 관리 담당 홍 부장의 육성 녹음을 빼내 고태림에게 전달했다. 서재인, 윤상구는 나철진의 변호를 맡았다. 나철진은 성기준과 그날 같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망을 보고, 성기준이 직접 배만호를 죽였다고 했다. 성기준은 배만호 살해 혐의로 체포됐다. 한강신소재 사건에 나선 고태림과 민주경은 성기준이 홍 부장에게 주가 조작을 위해 독성물질을 유출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녹음을 공개했다. 고태림은 "유라는 살해당한 거다"라고 밝혔다. 고태림의 마지막 변호였다. 고태림은 이후 구세중(이순재) 아카데미에서 강의하며 정의를 외쳤다. 윤상구는 도박 전문 변호사가 됐다. 서재인은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일본 후지 TV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리갈하이’는 쉬운 법정물을 지향하며 야심 차게 출발했다. 괴물과 변태의 합성어인 괴태라고 불리는 승률 100%의 고태림 변호사와 어리바리하지만 정의감 100%의 초짜 변호사 서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드라마를 리메이크하고 시청률 20%를 넘긴 ‘SKY캐슬’의 후속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거울 수밖에 없는 법정물을 코믹한 캐릭터를 앞세워 유쾌하게 담아냈다. 하지만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지 못한 듯 2~3%대의 시청률에 그쳤다.

한국적 현실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장점이 없어졌다. 원작은 빠른 전개 속 코믹한 분위기를 가져가면서도 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보편적 상식과 정의를 파괴하고 선악도 없었다. 반면 ‘리갈하이’는 은연 중에 선악을 나누고 정의를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의 싸움으로 단순하게 흘러갔다.

원작의 남주인공은 철저하게 돈만 밝히는 변호사로 등장했지만 고태림은 자신만의 정의를 가지고 있어 캐릭터의 정체성이 모호했다. 고태림의 이야기가 아닌 서재인의 성장기가 된 것도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재판의 내용과 결과보다 병아리 변호사에서 성숙해나가는 서재인의 이야기는 물론 주변 캐릭터의 비중이 높아져 주제 의식이 흔들렸다. 여주인공의 성장을 돋보이게 할 설정으로 원작에 나오지 않은 여주인공의 성희롱, 직장상사의 성차별적 발언 등을 불필요하게 넣기도 했다.

배우 사카이 마사토, 아라가키 유이의 원작을 재밌게 본 이라면 배우들의 연기도 만족스럽지 않았을 터다. 독이 든 성배였다. 진구는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했다. 원작과 다르게 그의 과장된 연기는 극에 녹아들지 못했다. 서은수 역시 부족한 연기력으로 정의만 외치는 민폐 캐릭터를 넘는 그 이상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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