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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강백호 걸리고 로하스…KT, 반갑지만 씁쓸했던 한 장면 [오!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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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이종서 기자] 부쩍 큰 신인. 응답없는 외국인 타자. KT 위즈가 복잡 미묘한 감정을 갖게 됐다.

3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KT는 2-1로 앞선 5회말 1사 후 심우준, 김민혁의 안타, 유한준의 진루타로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는 강백호. 강백호는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신인 최다 홈런을 친 ‘2년 차’다. 그 뒤에는 지난해 43개의 홈런을 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KIA로서는 두 선수 모두 쉽지 않은 상대지만, 그래도 기록적인 면에서 상대를 한다면 강백호와 승부를 펼치는 것이 나을 법했다.

KIA 벤치의 판단을 달랐다. 강백호에게 고의 사구를 내주고 로하스와 승부를 펼치기로 결정했다. 3번타자를 걸리고 4번타자와 상대하는 다소 드문 장면이 나온 것이다.

모험에 가까웠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강백호는 올 시즌 8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 5타점으로 불붙은 타격감을 뽐냈다. 반면 로하스는 8경기 타율 2할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타선 구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상대가 로하스를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을 정도였다. 로하스는 지난해 역시 5월까지 2할5푼을 기록하며 ‘슬로스타터’의 모습을 보였다. 시동이 걸리면 누구보다 무섭고 존재감 가득한 타자지만, 아직 제대로 불이 붙지 않았다.

KIA의 판단은 적중했다. 로하스는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KIA는 대량 실점을 피했다. 로하스는 2-4로 지고 있던 9회 1사 1,2루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떨궜다. 결국 KT는 이날 경기를 내주며 연승 기세를 잇지 못했다.

KT로서는 어느덧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며 간판타자로 성장한 강백호의 성장에 웃게 되는, 그러나 위압감을 주지 못한 4번타자 로하스의 모습에 울고 싶은 경기로 남게 됐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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