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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SK, 끝내기로만 5승… 밤마다 뜨거운 '문학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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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넘치는 뒤집기 쇼에 팬들은 "극장야구 보러 간다"

조선일보

프로야구 SK 팬들은 요즘 인천 문학야구장을 갈 때 "극장 야구 보러 간다"고 말한다. 짜릿한 긴장감과 클라이맥스, 그리고 끝내기가 안겨주는 해피엔딩의 느낌이 블록버스터 보는 재미 못지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SK는 8일 현재 10승4패로 선두를 달린다. 10승 중 8승이 역전승(1위)이었다. 역전패(1번)는 가장 적었다. 특히 홈인 문학야구장에서 6승을 거뒀는데 그중 5번을 끝내기로 이겼다. SK가 작년에 78승(65패1무)을 거두며 정규리그 2위를 하는 동안 거둔 끝내기 승리 합계와 같다.

올해 SK는 최정, 이재원, 강승호, 배영섭, 나주환이 '끝내 주기' 퍼레이드를 이끌었다. 이들 중 이재원(3월 28일 LG전 9회 2점 홈런), 강승호(4일 롯데전 연장 11회 안타), 배영섭(6일 삼성전 9회 희생플라이)은 끝내기 경험이 처음이었다.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는 과정 역시 돋보였다. 6일 삼성전 9회 말 1-1 무사 1·2루에선 최정이 기습 번트로 안타를 만들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벤치에선 이 같은 작전 지시를 내리지 않았는데, 최정이 주루 코치에게 먼저 사인을 보냈다고 한다. 앞선 3년간 홈런 121개를 쳤던 거포 최정은 스프링 캠프에서 기습 번트 연습을 많이 했다. 시즌 중 타격 슬럼프에 빠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었다.

작년 한국시리즈 챔피언 SK의 현재 전력은 완전치 않다. 투수력과 타력의 불균형이 두드러진다. 팀 타율은 0.228로 최하위다. 2018시즌엔 경기당 홈런 1.62개(총 233개)를 치며 대포 공장으로 불렸지만, 올해(평균 0.93개)는 채 1개에도 미치지 못하며 공동 3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도 1점 차 뒤집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이기고 싶다는 선수들의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벤치의 의지도 강하다. 7일 삼성전에선 4회까지 0―2로 끌려갔다. 선발투수 박종훈은 공 91개를 던졌다. 그러자 SK 벤치는 5회부터 구원투수진 5명을 가동하며 승부욕을 보였다. 결국 필승조가 상대 타선을 억제해 준 덕분에 역전승이 가능했다.

SK의 평균자책점(2.86)은 LG(2.24)에 이어 2위다. 투수진 전체가 허용한 홈런은 6개. LG와 함께 피홈런이 가장 적다. 롯데(피홈런 21개)나 KT(피홈런 20개)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특히 SK 구원투수진은 10개 구단 불펜을 통틀어 유일하게 홈런을 한 개도 맞지 않았다.

SK는 작년 같은 기간(9승5패)보다 먼저 10승을 채웠다. 이번 주 한화와의 3연전(9~11일)에 이어 다음 주 두산, NC와 치를 6연전을 성공적으로 넘길 경우 독주도 가능할 전망이다.

[성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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