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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퇴출 위기였던 맥과이어, 첫승이 노히트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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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사상 14번째

삼성, 한화에 16대0 완승

이렇게 극적이고, 화끈한 첫 승 신고는 없었다.

조선일보

프로야구 삼성 투수 덱 맥과이어가 21일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고 포효하는 모습. 맥과이어는 9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볼 1개씩만 허용하며 KBO리그 역대 14번째 '노히트 노런' 기록을 세웠다.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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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출 기로에 서 있던 삼성의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30)가 한화에 단 한 개의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노히트 노런 투구로 KBO리그 첫 승을 따냈다. KBO리그 역사상 14번째 대기록이자, 삼성 투수로선 1990년 이태일 이후 29년 만이다. 데뷔승을 노히트 노런으로 해낸 것은 38년 KBO리그 역사에서 맥과이어가 처음이다.

◇KBO최초 노히트노런 데뷔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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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초, 대전구장에서 삼성이 16―0으로 달아나며 승리가 확실해지자 팬들의 시선은 맥과이어에게 쏠렸다. 삼성 동료 선수들은 그와 멀찌감치 떨어져 앉으며 아무도 말 걸지 않았다. 맥과이어는 묵언 수행하는 수도승처럼 마운드에 올라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한화 타자들은 내야 땅볼과 삼진만 거듭했다. 맥과이어는 9회말 변우혁, 김회성, 최진행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다음에야 포효했다. 총 투구 수 128개. 9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볼 1개씩 내줬고, 삼진은 13개 잡았다. 득점(R)과 안타(H)를 표시하는 한화 전광판엔 '0'이란 숫자가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맥과이어는 "오늘은 200개를 던졌어도 문제없었을 것"이라며 "부진해도 나를 믿어줬던 팀에 고맙다. 이틀만 오늘의 승리를 기뻐하고 다시 다음 등판을 대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내로 쓴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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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등판 직전까지 맥과이어는 퇴출 기로에 있었다. 5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부진했다. 불안한 출발이 문제였다. 1회 피안타율이 0.409(22타수 9피안타)에 달하는 등 초반부터 점수를 내주고 시작했다. 확실한 결정구가 없어 풀 카운트 승부가 빈번해지면서 이닝당 평균 20개 이상 던졌다. 198㎝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속구가 위력적이라던 시즌 전 평가가 무색했다.

이날은 달랐다. 맥과이어는 최고 시속 150㎞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독수리 군단을 눌렀다.

맥과이어는 인내의 눈물 맛을 아는 선수다.

조지아텍을 졸업하고 2010년 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을 땐 화려했다. 9년간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000이닝 넘게 던졌고, 빅 리그 경험은 2년 전 6경기를 뛴 것이 전부다. 장거리 버스를 수백 번씩 타는 마이너리거로 살면서도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로 평판을 쌓았다. 삼성 관계자들도 "오만함이라곤 없다"며 그의 성품을 극찬한다.

한편 KIA는 광주 홈 경기에서 두산에 2대9로 져 리그 꼴찌(9승1무15패)로 주저앉았다. KIA가 최하위를 기록한 건 2008년 5월 23일(당시 8위) 이후 3985일 만이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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