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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604일만 6연패 꼴찌 KIA '젊은 마운드' 더 져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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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하준영.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가 꼴찌로 떨어졌다. 2017년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6연패에 빠진지 604일 만에 다시 6연패에 빠졌다. 경기 내용을 보면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연패를 의식하기보다 ‘잘 지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는 숙제가 더 크다. 10연패 이상 당해도 패하는 과정에 소득이 있으면 반등 해법도 찾을 수있기 때문이다.

드러난 지표만 보자. 6연패 과정은 마운드 문제였다. 팀 방어율이 9.34로 압도적인 꼴찌다. 6경기에서 내준 볼넷만 38개다. 단순환산해도 경기당 평균 6.3개씩 공짜로 타자를 내보냈다는 의미다. 고의4구와 사구를 합하면 47개로 껑충 뛴다. 한 경기에서 상대타자 8명이 이득을 봤다. 타격하지 않고 걸어나가니 타자 입장에서는 타수를 줄일 수 있다. KIA 투수들이 상대 타자 타율 관리에 도움을 줬다. 누상에 주자를 쌓아 뒀으니 승부를 걸 수밖에 없고 경기당 평균 12.5개꼴인 75개 안타를 맞았다. 이중 홈런이 7개다. 6연패 과정에 내준 55점이 모두 자책점이다.

타선은 선전했다. 팀타율 0.289였다. 홈런도 5개를 때려냈고 33점을 뽑아냈다. 한 경기에 5점은 뽑았는데 마운드가 9점을 내주면 이길 재간이 없다. 타선 반등이 눈에 띄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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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훈.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유독 불리하게 보인 심판의 볼 판정은 차치하자. 경기 흐름이나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일정하지 않은 스트라이크존이 젊은 투수들의 멘탈에 크게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투수들이 내준 볼넷 38개 중 절반만 줄였더라도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 일단 상대 타자들의 배트에 공이 맞아야 아웃 카운트를 잡을 기회도 생긴다. 회심의 공 하나가 볼 판정을 받고 나면 어김없이 볼넷이나 장타를 내주고 무너졌다. 예견된 수순이지만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기세를 고려하면 아쉬운 게 사실이다. 젊은 투수들이 역투를 이어가면 상대가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밖에 없다.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 자신감이 떨어지게 돼 있다. 거의 모든 투수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성장한다.

올해 마운드 부재는 이미 마무리캠프 때부터 예견됐다.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한데다 부상자가 많아 마운드를 재편할 수밖에 없었다. 1군 경험이 적은 투수들로 시즌을 꾸리면 최소 두 세 번은 위기를 겪기 마련이다. 코칭스태프가 일찌감치 “어린 투수들이 성장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즌을 치르자”며 성적 욕심을 내려놓은 것도 같은 이유다. 젊은 투수 6~7명 정도 중 서너명만 풀타임을 소화해도 팀 입장에서는 큰 소득이다. 이 중 한 명이라도 1군 주축으로 올라서면 시너지효과도 생긴다. 시즌 초반인 것을 떠나 마운드 전체를 재편하는 중이기 때문에 연패가 길어져도 된다. 다만 상대 타자를 공짜로 내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성적과 성장을 바꾸는 의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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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고영창.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KIA는 지난 2010년 16연패에 빠진 경험이 있다. 그래도 시즌은 5위로 마쳤다. 이 때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우승하기까지 9년이 걸렸다. 2011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끝으로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르기까지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성적에 신경을 쓰다가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우를 범했다. 지금은 선수 구성을 볼 때 성적을 걱정할 시기가 아니다. 타자와 정면승부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더 져도 괜찮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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