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나이를 잊은 `추추 트레인`의 폭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추신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MLB)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봄이 유난히 뜨겁다. 한국 나이로 38세, 어느덧 팀에서도 최고령이 됐지만 방망이만큼은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계속되는 베테랑의 활약에 시범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그를 제외했던 감독마저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추신수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1회 초 시속 147㎞의 싱커를 그대로 밀어 좌익수 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친 추신수는 5회에 볼넷, 7회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날 경기까지 추신수는 18경기에 선발 출전해 7번의 3출루 이상 경기를 만들어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추신수의 타격감은 더 좋아지고 있다. 강타자의 이상적인 비율인 3할 타율(0.329)에 4할 출루율(0.440), 5할 이상 장타율(0.571)을 유지하고 있으며 OPS(출루율+장타율)는 1.012로 아메리칸리그 10위까지 올라와 있다. MLB 11년 차(풀타임 기준) 추신수가 4월 한 달 OPS 10할을 넘긴 적은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던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이 전부다.

올 시즌 추신수의 기록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은 홈런과 장타율이다. 홈런이 하나에 불과한데도 6할에 가까운 장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건 그만큼 라인드라이브성 2루타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격감이 좋을 때의 추신수는 바깥쪽 공을 자연스럽게 밀어쳐 장타로 연결하는데 올 시즌 이런 모습이 자주 나온다. 팬그래프에 따르면 올 시즌 추신수의 타구는 23개가 우측, 16개가 중앙, 12개가 좌측으로 날아갔다. 어느 때보다 타구를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보내고 있으며 필드 중앙으로 보낸 타구 중 8개(1홈런 포함)가 안타가 될 정도로 자신에 대한 수비 시프트에도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 승리에도 확실한 보탬이 되고 있다. 추신수는 올 시즌 1회 선두 타자로 나서 무려 타율 0.692(13타수 9안타)를 기록 중이다. 추신수는 최근 세 경기 모두 1회에 출루했으며 그중 두 경기에서 텍사스는 1회 각각 5점·3점을 뽑아 경기에서 승리했다. 시즌 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예상됐던 텍사스는 추신수와 조이 갤로의 대활약에 힘입어 이날 기준 12승8패로 6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팀 내 최고 베테랑의 대활약을 연일 칭찬하고 있다. 우드워드 감독은 이달 초 "추신수를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22일 경기가 끝난 뒤에는 "추신수가 2루타와 볼넷으로 몇 경기를 이끌었는지 셀 수조차 없다. 이닝 선두 타자로 나설 때마다 우리 팀을 위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치켜세웠다. MLB에서도 감독이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선수에게 사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