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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자동 스피드업 효과, 초지일관으로 빠르게 던지는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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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LG 선발투수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2019. 4. 23.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올시즌 가장 빠르게 경기를 끝내는 팀은 LG다. LG는 지난 21일 잠실 키움전까지 평균 경기시간 3시간 3분을 기록했다. 2위인 SK보다 6분이 빠르고 최하위 롯데보다는 무려 24분이 빠르다. 원인은 분명하다. LG는 리그에서 가장 낮은 팀 방어율(2.68)을 기록하고 있다. 투수들이 호투하는 만큼 순조롭게 아웃카운트가 올라가고 수비이닝은 짧아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매년 강조하는 스피드업의 궁극적인 해결법이 타고투저 탈출임을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3시간 3분보다 빠르게 끝나는 경기를 보고 싶으면 LG 외국인 원투펀치가 등판하는 경기를 찾으면 된다. 지난해 이미 기량을 증명한 타일러 윌슨(30)은 물론 올해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은 케이시 켈리(30)도 매 이닝을 광속으로 끝내버린다. 특히 켈리는 역대 KBO리그 투수 중 투구템포가 가장 빠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야말로 포수에게 공을 받자마자 던진다. 타자가 켈리의 템포를 따라가지 못해 타임을 요청하거나 타석에서 한 두 번 물러섰다가 들어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단순히 투구템포만 빠른 것도 아니다. 켈리는 윌슨처럼 140㎞ 중후반대의 세 가지 패스트볼을 던진다.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컷 패스트볼을 능수능란하게 스트라이크존에 넣는다. 꾸준히 구종의 변화를 주는 만큼 섣부르게 배트를 냈다가는 빗맞은 땅볼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덧붙여 윌슨이 자주 구사하지 않는 수준급 커브와 체인지업도 갖췄다. 체인지업의 경우 메이저리그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낙폭이 크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향하다가 안쪽으로 돌아들어오며 떨어진다. 투구템포와 구종, 그리고 제구력까지 상대 타자를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올시즌 6번째 선발 등판인 23일 잠실 KIA전도 그랬다. 켈리는 지난달 24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KIA와 다시 만났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자신의 투구를 그대로 펼쳐보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회초 첫 타자 이창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으나 이명기와 안치홍을 상대로 컷 패스트볼로 땅볼을 유도해 첫 이닝을 마쳤다. 실점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켈리는 4회초 최형우와 김선빈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이미 타선이 6점을 뽑아준 만큼 투구 템포를 유지했다. 당황하지 않고 후속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5회초와 6회초는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장식하며 일찌감치 투구를 마무리했다. 오는 28일 4일을 쉬고 대구 삼성전에 등판하는 고려해 81개의 공만 던지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피안타는 4회초에 맞은 2개가 전부였고 볼넷은 단 하나 밖에 없었다.

이날 투구로 켈리는 방어율을 2.67에서 2.23으로 낮추며 4승째를 거뒀고 LG는 2시간 56분 만에 9-2로 KIA를 제압하며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가져갔다. 켈리는 유난히 춥고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달 30일 잠실 롯데전을 제외한 5경기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경기 후 켈리는 “빠른 투구템포가 내 투구 철학이다. 빠르게 공을 던지는 게 수비수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수비수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수월하다고 생각한다”며 “컨디션은 100%까지 올라왔다. KBO리그 타자들이 까다롭지만 순조롭게 컨디션이 올라온 만큼 자신감을 갖고 공을 던지고 있다. 시즌이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가족들도 서울을 정말 좋아하고 나 또한 이곳이 마음에 든다”고 웃었다. 시즌 초반 효자 외국인투수 윌슨과 켈리 원투펀치를 앞세워 신속하게 승리를 완성하며 상위권을 바라보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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