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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역습의 정석 대구, 왜 히로시마엔 2경기 연속 침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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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이균재 기자] 역습 축구의 대명사인 대구FC가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짠물수비를 뚫지 못했다. 왜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을까.

대구는 지난 23일 DGB대구은행파크서 열린 2019 AFC챔피언스리그(이하 ACL) F조 조별리그 4차전 홈 경기서 전반 내준 선제 결승골을 만회하지 못한 채 히로시마에 0-1로 석패했다.

대구는 올 시즌 K리그1(1부리그)과 ACL을 포함해 DGB대구은행파크(일명 대팍)서 3승 2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제주, 광저우 헝다, 포항을 잡았고, 울산, 성남과 비겼다. 그러나 J리그1(1부리그) 최소실점(8경기 4실점) 팀인 히로시마의 수비벽에 막혀 지난달 개장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오던 대팍 무패행진을 6경기 만에 마감했다.

▲ 공간의 차이

대구는 역습 축구에 능하다. 상대의 볼을 빼앗으면 지체없이 앞으로 나간다. 공간이 있어야 수월하다. 좀체 올라가지 않고 밑에서 버티는 히로시마는 상성상 최악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구는 5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가 빼곡히 늘어선 히로시마의 뒷마당을 허물지 못했다. 2경기서 3골을 내주는 동안 무득점에 그쳤다.

전성기를 맞은 대구가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대구의 최대 강점은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에 골문에 빠르게 접근해 결정 짓는 역습이다. ‘6초 안에 슈팅’이라는 그들만의 약속에서 알 수 있듯 대구의 역습은 알고도 못막을 정도로 빠르고 위력적이다. 수많은 강호들이 대구에 덜미를 잡힌 이유였다.

다만,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대구의 역습 공식이 100% 유효하진 않았다. 대구는 올 시즌 히로시마뿐 아니라 K리그 최소실점 2위(8경기 5실점) 팀인 울산 현대와 홈 경기서도 고전 끝에 비겼다. 반면 공격 성향이 짙은 팀을 상대로는 대체적으로 좋은 결과물을 얻었다. 내용은 비슷했지만 공간이 있고 없고에 따라 결과에서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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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력은 줄고 선수는 지치고

대구가 자랑하는 공격 삼각편대의 화력이 줄어든 것도 무득점 원인 중 하나다. 간판 스트라이커인 에드가는 최근 부상서 복귀했다. 100% 컨디션은 아니다. 이날 수 차례 결정적 찬스를 잡고도 골맛을 보지 못했다. 전반 김대원의 컷백, 후반 강윤구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포항전을 끝으로 군입대한 김진혁(상주)의 부재가 못내 아쉽다.

감독도 선수도 모두 인정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상대의 수비 조직력이 훌륭했다. 에드가가 완벽한 찬스를 2번 잡았지만 부상 복귀 후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아 득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지창의 한 축인 김대원은 “확실히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 고전하는 것 같다. 이런 팀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할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핵심 세징야도 지쳤다. 대구는 올 시즌 리그, ACL, FA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하고 있다. FA컵은 16강까지 오른 상태다. 얇은 스쿼드가 고민거리다. 세징야는 대체불가능한 에이스다. 이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후반 막판 교체 아웃됐다. 세징야는 FA컵 32강전을 제외하고 올 시즌 전 경기(12경기)에 선발 출전해 10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공격 가담이 좋은 좌측 윙백 황순민도 이날 부상으로 전반만 뛰었다. 황순민은 리그 8경기(선발 7)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ACL에선 전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시즌을 치를수록 백업 자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대원은 “세징야와 에드가 모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뒤에 있는 선수들이 기회라 생각하고 또 다른 선수들이 나올 수 있도록 더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동료들에게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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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발전은 현재진행형

상대에 따라 결과물은 조금 다르지만 대구의 축구는 한결 같다. 안드레 감독은 "어려움 속 찬스를 만든 건 고무적”이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김대원도 “에드가의 제공권을 최대한 활용해 많은 슈팅이 나왔다. 결정만 못 지었지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잘했다”고 긍정을 노래했다.

대구는 이날 패배로 사상 첫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승점 6에 그치며 히로시마(승점 9), 광저우 헝다(승점 7)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안방서 멜버른 빅토리와 5차전(5월 8일)을 치르지만 최종 6차전(5월 22일)은 부담스러운 광저우 원정길이다.

김대원은 "무조건 2경기를 잡아야 16강에 간다고 생각하고 2승을 거둬 16강에 가겠다”며 “멜버른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분위기는 올라올 것이다. 광저우는 홈에서 3-1로 이겼던 기억이 있다. 멜버른만 잡으면 좋은 기억을 안고 광저우 원정에 가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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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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