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페르난데스가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 5회 타석에서 솔로 홈런을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2019.4.23 고척돔|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찬스에 더 강한 남자들.’

지난해 팀타율 0.310으로 프로야구 역대 최고 팀타율을 기록한 두산 타선을 설명하는 가장 적합한 말로 보인다. 올해는 시즌 초반 방망이가 예열되는 속도가 조금 더딘듯 하지만 득점 찬스에서는 어김 없이 방망이가 터지며 높은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관록에서 보듯 고기맛을 아는 팀답게 찬스에서 더욱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두산 타선의 강점이 있는 그대로 발휘됐다. 두산은 3회까지 단 1안타의 빈공 속에 0-1로 끌려갔다. 키움 선발 안우진의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밀리는가 싶었지만 타순이 한바퀴 돈 4회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뒤 박건우, 김재환의 연속안타가 터지며 무사 만루가 됐고 오재일의 2타점 2루타로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무사 2, 3루에서 박세혁의 2루땅볼로 1점, 이어서 김재호의 좌중간 2루타가 터지며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5회엔 페르난데스의 솔로홈런, 6회엔 오재일의 볼넷 뒤에 박세혁의 3루타와 김재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또 2점을 보태 7-2로 앞서나갔다. 7회 2점을 보태는 등 9회까지 13안타로 9점을 뽑는 고효율 타선을 자랑했다. 막강 타선을 앞세운 두산은 9-3으로 승리하며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두산은 전날까지 팀타율 0.272로 4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득점권 타율은 0.315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라 있다. 주요상황 OPS 0.895로 역시 1위다. 두산 타자들은 전통적으로 초구부터 적극적인 공격성향을 보이지만 주자가 있을 때, 상황 배팅 또한 잘 한다. 진루타가 필요할 때와 일발 장타를 노릴 때를 가려가며 스윙한다. 찬스에 강한 이유다.

득점권 타율 개인 순위를 봐도 상위권에 김재환, 페르난데스, 박건우, 박세혁 등 다수가 포진돼 있다. 김재환이 2할9푼대 타율에도 26타점으로 1위를 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 공인구 등의 영향으로 타고투저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두산의 집중력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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