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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꼬이고 엉키고 엎친 데 덮친 제주, 어떻게든 '결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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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제주의 부진이 꽤 길어지고 있다. 어떻게든 '결과'를 내는 게 필요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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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시쳇말로 굿이라도 해야 할 분위기다. 꼬여도 이렇게 꼬일까 싶은 일들이 제주유나이티드에 겹치고 있다. 좋지 않은 일들이 꼬리를 물고 찾아오고 있는데, 나쁜 흐름이 더 길어지기 전에 막아 세우는 게 시급해 보인다. 지금 필요한 약은 '승리'다.

지난해 5위를 비롯해 2017년 2위, 2016년 3위 등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제주가 8라운드까지 마친 현재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4무4패, 12개 참가팀 중 꼴찌다. 아무리 승부 예측이 어려운 평준화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제주가 최하위로 떨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제주 입장에서는 하소연할 일들이 적잖다. 일단 시즌 초반 팀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 안방으로 쓰고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보수 문제로 3월1일 시즌 개막 후 지난 7일 6라운드 때까지 원정경기만 치렀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본의 아니게 힘겨운 떠돌이 생활을 한 셈이니 시작부터 불필요한 힘을 많이 썼다.

원정길은 모든 팀들에게 어렵다. 기본적으로 오가며 소진되는 에너지가 있고, 한국이야 국토가 그리 넓지 않으니 기후 등이 달라지는 것까진 아니나 그래도 홈구장과는 다른 환경도 영향을 준다. 거리가 먼 곳에서의 원정은 전날 이동해 숙박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섬'에 터를 잡고 있는 제주는 이런 모든 어려움이 곱절 이상이다. 거의 매 시즌 제주가 여름을 지나며 승점을 많이 까먹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는 일이다. 전임 박경훈 감독은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푹푹 찌는 한 여름이 비행기를 타고 4~5시간씩 이동해야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고 푸념했다. 요컨대 가뜩이나 팀이 안정화 되지 않은 시즌 초반에 또 다른 적과 싸워야했으니 이중고였다.

7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는 연이어 홈 5연전이 이어져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었으나 이것도 꼬였다. 하필 디펜딩 챔피언인 전북전(13일)이 첫 홈 경기였고 0-1로 패했다. 지난 21일 강원과의 두 번째 홈경기는 충격적이었다. 제주는 전반 초반 1명이 퇴장 당해 10명이 싸우던 강원에게 2-4로 패했다. 한 프로축구 관계자는 "그런 경기는 정말 흔치 않다. 제주가 무언가에 홀린 경기 같았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이런 와중 경기 외적으로도 악재가 찾아들었다. 미드필더 이창민이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 재판에 넘겨 진 것. 제주지검은 지난 25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사건을 부인하지 않은 채 관련 조사를 성실하게 받고 있었던 이창민에게 또 한 번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으니 팀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는 오는 27일 오후 2시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상주상무와 9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에서도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면 5월로 넘어가야한다. 개막 후 두 달 동안 승리가 없다면 꽤 심각하다.

패하거나 비기더라도 제주의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용이 좋으니 곧 결과도 이어질 것이라 위안 삼으면서 다음 경기, 또 다음 경기를 준비해 온 제주다. 그러나 이제는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 내야하는 제주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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