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싱턴전 8이닝 무실점, 시즌 5승
17년 연속 15승 매덕스와 닮은꼴
정확성·효율성으로 공격적 승부
평균자책점 1.72 MLB 전체 3위
LA 다저스 류현진이 13일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피칭으로 5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노히트노런이 깨져 아쉽지만 실망하지는 않는다.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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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1사까지 워싱턴 내셔널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헤라르도 파라에게 2루타를 맞았다. 대기록이 깨진 뒤에도 두 타자를 잡고 2-0 리드를 지켰다. 8이닝 동안 1안타·1볼넷 무실점. 다저스가 6-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5승1패), 평균자책점 3위(1.72)에 올랐다.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3위다.
이날 류현진은 올 시즌 가장 많은 공(116개)을 던졌고,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 투구(25이닝 1실점)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도 다저스 팬들은 애틀랜타와의 홈 경기에서 완봉승(9이닝 4피안타 무실점)을 거둔 류현진을 향해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13일 류현진의 피칭은 ‘앙코르 공연’ 같았다. 그의 피칭을 감상한 팬들은 ‘커튼콜’ 같은 박수를 보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투구는 거장 같았다(Masterful). 어떻게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지 잘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거장·명인을 뜻하는 마스터(Master)라는 표현은 류현진 등판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다저스 시절 그레그 매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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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3세가 된 매덕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6년 빅리그에 데뷔해 2008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했다. 1988년부터 2004년까지는 17년 연속 15승 이상을 거뒀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세 가지 사실은 세금, 죽음, 매덕스의 15승”이라는 말이 미국에서 유행했다. 매덕스는 프로페서(Professor) 또는 마스터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의 포심패스트볼(직구)은 최고 시속 145㎞ 정도였다. 그러나 주무기인 투심패스트볼뿐 아니라 모든 변화구를 완벽하게 제구하며 타자를 농락했다.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정면승부를 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매덕스는 이름에서 유래한 또 다른 별명 ‘미친 개(Mad dog)’처럼 공격적으로 싸웠다.
매덕스와 류현진의 공통분모는 여기에 있다. 류현진은 1회 초부터 마스터 같은 피칭을 했다. 1번 타자 애덤 이튼에게 던진 포심패스트볼은 시속 140㎞였다. ‘느린 패스트볼’ 다음에 체인지업으로 2구 만에 이튼을 투수 땅볼로 잡았다. 2번 타자 브라이언 도저에게는 컷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3번 타자 후안 소토에겐 커브와 커터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 포심패스트볼(148㎞)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1회 초 류현진이 던진 공은 단 10개. 그중 볼은 1개밖에 없었다. 강속구 없이도 속도와 방향·구종을 자유자재로 변주하며 워싱턴 타선을 요리했다.
미국 ‘어머니의 날’인 1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시구자로 나선 류현진의 모친 박승순씨(왼쪽 둘째) 등 선수들 어머니. [사진 다저스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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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덕스는 동시대의 강타자 배리 본즈(통산 762홈런, 빅리그 1위)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3구 삼진을 잡겠다고 달려들었다. 본즈 뿐 아니라 약물의 힘을 빌린 타자들의 방망이를 잘 이겨냈다. 그래서 매덕스는 볼넷을 내주지 않는 투수로 유명했다. 매덕스가 풀타임을 던지며 가장 적은 볼넷을 내준 시즌이 1997년이었다. 당시 볼넷 20개(삼진 177개)를 허용했다. 볼넷/삼진 비율로 계산하면 8.85다.
워싱턴전에서 볼넷 하나를 허용하고도 류현진의 삼진/볼넷 비율은 18.00(54/3)에 이른다. ‘약물의 시대’에서 싸운 매덕스와 달리 류현진은 ‘초스피드 시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불펜투수는 물론 선발들도 시속 100마일(161㎞)을 던지는 2019년, 류현진은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각종 투수 지표 최상위권에 올랐다. 기립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류현진을 클레이턴 커쇼(31)가 꼭 끌어안았다. 얼마 전까지 ‘지구 최고의 투수’라고 불린 커쇼도 류현진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시아인 빅리그 최다승(124승) 투수 박찬호(46)는 “요즘엔 커쇼가 류현진을 보고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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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에게 쏟아진 말말말
“류현진이 사이영상 도전자로 자리매김 했다.”
(LA 타임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다.”
“괴물이 다저스타디움을 점령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와 구속 변화로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한국 괴물”
(다저스 구단 공식 트위터에 한글로)
(LA 타임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괴물이 다저스타디움을 점령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와 구속 변화로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코리 시거)
“한국 괴물”
(다저스 구단 공식 트위터에 한글로)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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