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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맥그리거 욕했던 권아솔, ‘더티 플레이’ 끝 패배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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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누가 누구 걱정을 할 처지가 아니다. 권아솔(33)은 ‘종합격투기의 수치’라고 전 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31)를 비판해왔다.

그러나 욕을 하다 닮은 것일까. 갖은 반칙을 다 하고도 타이틀전에 진 것은 너무나 비슷했다. 경기 내용만 보면 권아솔의 패배가 맥그리거보다 더 비참하고 굴욕적이다.

권아솔은 18일 로드FC 라이트급 타이틀 3차 방어전 겸 100만달러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경기 시작 3분 44초 만에 만수르 바르나위(27)와의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항복했다. 890일 만의 복귀전에 쏠린 관심을 생각하면 너무나 허무한 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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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아솔(아래)은 만수르(위)의 글러브를 잡고 끌거나 장갑 안에 손을 넣는 등 그래플링 공방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으나 1라운드 3분 4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초크를 벗어나지 못하고 항복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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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달러(약9억5000만원)가 걸린 단판 승부다. 권아솔도 쉽게 물러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의지만큼 실력이 따라주지 않아서였을까. 224초라는 짧은 시간에도 숱한 반칙을 저질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권아솔은 레슬링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수르의 단점을 공략하고자 경기 시작과 함께 클린치 공방을 걸었다. 그러나 권아솔의 스탠딩 그래플링 역량은 만수르를 계속 케이지로 밀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넘어지는 것은 권아솔이었다.

만수르는 상대에게 깔리는 상황이 와도 오히려 공세를 가할 수 있을 정도로 주짓수 기량이 뛰어나다. 권아솔도 절대 만수르에게 테이크다운 당하는 상황은 피하려 했는지 케이지 망을 손가락으로 잡고 버티는 반칙까지 범하며 발버둥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로드FC에서만 만수르는 5승을 초크로 거둘 정도로 치명적인 서브미션 능력을 자랑한다. 권아솔 역시 또 하나의 희생양이 되긴 싫었을 것이다. 주짓수 테크닉을 구사하지 못하도록 만수르 글러브를 잡아끌더니 나중에는 글러브 안에 손을 집어넣으며 안간힘을 썼는데도 얼마 버티지 못했다.

종합격투기는 신체 부위만 터치할 수 있다. 상대가 착용한 옷이나 글러브를 잡는 것은 금지된다. 그러나 권아솔은 절실함 때문인지 반칙을 서슴없이 저질렀고 로드FC는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았다.

맥그리거는 2018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와 UFC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렀으나 4라운드 3분 3초 만에 졌다. 694일 만의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갖가지 반칙을 범하고도 리어네이키드초크에 걸려 탭을 친 것은 이번 권아솔 패배와 판박이다.

권아솔과 맥그리거 모두 그래플링보다는 타격이 장점이다. 그러나 권아솔은 만수르에게 덤벼들다 잽을 맞아 휘청거릴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맥그리거는 하빕에게 강렬한 라이트 훅을 허용하며 체면을 구겼다.

“넌 끝까지 쓰레기였다. 실력이 없는 건 이미 알았는데도 혹시나 하며 기대를 하고 (하빕전을) 본 내가 잘못이다” 권아솔이 맥그리거 패배 후 SNS에 쓴 글 일부다. 100만달러 토너먼트 최종전을 본 시청자 상당수도 저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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