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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정문홍 “순진한 권아솔, 제게 이용당한 것…모든 비난은 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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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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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선수 권아솔(33·팀코리아MMA·사진)이 입담에 미치지 못하는 졸전으로 패하면서 ‘아가리 파이터’(입 싸움꾼)라는 조롱을 받자 로드 FC 정문홍 전 대표는 "모든 비난은 나에게 하시라"며 권아솔을 감쌌다.

권아솔은 18일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 결승에서 만수르 바르나위(27·프랑스)에게 1라운드 3분 34초 만에 서브미션(항복)으로 패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만수르의 라이트를 맞고 휘청한 권아솔은 계속해서 만수르의 주먹을 얻어맞다가 바닥에 넘어졌다. 이후 파운딩 공격을 받던 권아솔은 결국 만수르의 리어 네이키드 초크(뒷목조르기)에 걸려 맥없이 항복하고 말았다.

그동안 각종 ‘어그로’(관심 끌기) 발언을 일삼아 온 권아솔이 이토록 허무하게 패하자 실력이 부족하면서 허세만 부렸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로드FC 정문홍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욕설을 듣고 혼자 감내하고 있는 아솔이를 보니 진실을 말하지 않을수가 없다"며 입을 열었다.

정문홍 전 대표는 "100만불 토너먼트는 3년 전 제가 기획했던 거다. 그동안 아솔이의 트래시 토크(독설로 심리전을 펴는 것)는 제가 시킨 것이고 아솔이는 남에게 나쁜 말을 할줄도 모른다"고 감쌌다.

이어 "아솔이가 경기 감각이 무뎌지든지 말든지 아솔이가 악플에 시달리든지 말든지 부담감과 외로움에 매일 눈물을 흘리든지 말든지 최대한 토너먼트를 오래 끌어서 로드를 홍보하려고 했던 나의 계획이었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아직은 어린 아솔이로서는 버티기 힘든 긴 시간 이었을 거다. 대표직을 내려놨을 때 아솔이에게 이렇게 큰 짐을 짊어지게 할 계획을 같이 접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다"고 후회했다.

그는 권아솔의 패배에 대해 "최고의 기량을 가진 어떤 선수라 해도 2년 6개월의 공백이 있으면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수 없다"며 "2년 간 뼈를 깎는 훈련을 했지만 오랜 기간 시합을 뛰지 못해 무뎌진 경기 감각과 엄청난 부담감이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되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순진한 아솔이는 단체와 후배들을 위해 의무감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저에게 이용 당했던 거다. 이번 시합의 책임은 아솔이가 아닌 저에게 있는 거다. 모든 비난은 저에게 하시고 아솔이는 가족들 품에서 잠시 쉴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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