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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대표선발전 접영 2관왕 박예린 "혼자 떠난 호주 훈련이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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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현 제치고 여자 접영 100m 1위…"시합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좋아요"

연합뉴스

2차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박예린
[촬영 박재현]



(김천=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기 위해 진행된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대회 셋째 날인 20일 치러진 여자 접영 100m 결승 시작 전 관중의 관심은 안세현(SK텔레콤)에게 쏠려있었다.

지난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접영 100m에서 결승에 올라 5위를 기록했던 안세현이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해 광주행 티켓을 따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레이스가 끝난 후 전광판 맨 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안세현이 아닌 박예린(강원도청)이었다.

58초 73을 기록한 박예린은 59초 13에 그친 안세현을 제치고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FINA A 기준기록(58초 48)에는 살짝 미치지 못했지만 대한수영연맹(KSF) 기준기록(59초 31)은 통과했다.

앞서 열린 접영 50m에서도 KSF 기록을 통과하며 1위를 차지한 박예린은 2관왕에 올라 광주행 가능성을 높였다.

수영연맹은 종목별로 FINA 기록보다 약간 처지는 KSF 기준기록을 정했다. FINA 기록 통과자가 없으면 KSF 기록 통과 선수 중 좋은 기록을 낸 선수를 선발해 세계 대회에 내보낸다.

박예린은 경기 후 "조금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었기에 아쉬운 감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표 선발전을 치르면서 50m와 100m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건 처음"이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박예린은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라 무조건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A 기준기록에 살짝 미치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기대감을 가지고 열심히 훈련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안세현 언니가 내 롤모델인 이키에 리카코(일본)와 함께 레이스를 펼쳐 이기는 모습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광주 대회에 나간다면 꼭 결승에 올라 세계적인 선수들과 나란히 겨뤄보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안세현(오른쪽)과 박예린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예린이 안세현을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를 뽑기 위해 진행된 선발전에서도 박예린은 접영 50m에서 안세현을 꺾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세현의 주 종목인 100m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라 이전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175㎝의 큰 체격으로 50m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박예린은 부족한 지구력으로 인해 100m 레이스 후반에 처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러나 20일 경기에서는 후반에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박예린은 지난 4월부터 한 달간 홀로 다녀온 호주 전지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 아시안게임을 뛰고 난 후 외국에 나가서 운동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부모님의 도움으로 호주에 한 달 동안 전지훈련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올해 19살을 맞은 그에게 도와주는 사람 없이 홀로 떠난 해외 훈련은 쉽지 않았다.

그는 "외국에서 혼자 지내다 보니 매 순간이 예상치 못한 난관의 연속이었다"며 "인종 차별을 겪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필 훈련을 떠난 4월이 호주 최대 명절인 '이스터 홀리데이' 기간이라 대부분의 수영팀이 훈련을 쉬던 상황이었고, 박예린은 2주간 혼자서 연습을 해야 했다.

이후 테스트를 거쳐 세계적인 자유형 선수 맥 호튼이 속한 팀에 들어간 박예린은 그들과 2주간 훈련을 함께 하고 귀국했다.

박예린은 "수영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자기관리와 마인드 컨트롤 방법도 많이 배웠다"며 "선수로서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10살 때 수영을 처음 시작한 박예린은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재미를 느껴 본격적으로 수영선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대회에 나서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경기 전에는 늘 긴장이 되지만, 지나고 나면 그 긴장감이 재미있었다고 느끼게 된다"며 "그 기분이 좋아 수영을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밝게 웃는 그의 표정에서 수영에 대한 애정이 물씬 묻어났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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