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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중앙일보 '송지훈의 축구·공·감'

[송지훈의 축구·공·감] 후반 살아나는 한국…아르헨전 잡는 방법도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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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남아공에 1-0 승리

3차전서 비겨도 16강 진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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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김현우(왼쪽 둘째)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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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에서 첫 승을 거뒀다. 목표 ‘AGAIN 1983’의 첫 관문인 16강 진출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9일 폴란드 티히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후반 23분 수비수 김현우(20·디나모 자그레브)의 헤딩 결승골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에 1-0으로 승리했다. 26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0-1로 진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로서 승점 3점이 된 한국은 다음 달 1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아르헨티나에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만에 하나 지더라도 큰 점수 차만 아니라면 16강에 오를 수 있다. 더구나 2연승의 아르헨티나가 16강행을 조기 확정해, 최종전에선 주력 멤버를 쉬게 할 가능성도 있다.

포르투갈전과 마찬가지로 남아공전에서도 한국은 전·후반 경기력 편차가 컸다. 전반에는 상대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수비라인을 한껏 끌어올려 강하게 압박하려던 게 오히려 역습의 빌미를 줬다. 민첩한 남아공 공격수들은 한국의 수비 뒷공간을 십문 활용하며 문전을 위협했고 11개의 슈팅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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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 감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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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정정용 감독이 전술을 바꿨는데, 이게 먹혔다. 압박 강도를 낮춘 대신 볼 점유율을 높이며 차근차근 공략해나가자 상대가 흔들렸다. 전반 6개(유효슈팅 0)였던 한국의 슈팅은 후반 결승골까지 포함해 15개(남아공은 3개)로 늘었다. 분위기를 바꾼 술 변화 시도는 훈련을 거쳐 완성한 체력이 받쳐줘 가능했다. 정 감독은 U-20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체력 및 수비 조직력 강화’에 주력했다. 한국이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후반 분전할 수 있었던 건 체력 우위 덕분이다. 2경기 1실점의 수비력도 지금까지는 합격점이다.

에이스 이강인(18·발렌시아)의 움직임도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졌다. 전반엔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 들어 재치 있는 움직임과 패스, 슈팅을 잇달아 선보였다. 스페인 일간지 ‘라 반과르디아’는 “이강인이 한국의 첫 승을 이끌었다.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라는 평가를 실전에서 입증했다”고 전했다. U-20 대표팀 선수들은 팀의 막내인 이강인을 “막내 형”이라고 부른다. 인터뷰 때도 스스럼없이 ‘강인이 형’이라는 표현을 쓴다. “나이가 어려도 축구를 잘하면 형”이라는 의미로, 비록 18세이지만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는 이강인을 존중해 붙인 별명이다.

‘강인이 형과 나이 많은 동생들’이 이번 대회를 오래 즐기기 위해선 체력과 조직력이라는 두 기둥이 굳건해야 한다. 조별리그 최종전 아르헨티나전도 마찬가지다. 경기 흐름이 포르투갈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예로, 국제무대에서 약자가 강자를 잡는 대개의 방식을 떠올려보라. 한결같다. 잘 지키는 게 먼저다. 제아무리 강팀이라도 웅크린 상대를 뚫기는 쉽지 않다. 공격에 집중하다 보면 허점을 드러내는 순간이 생긴다.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송지훈 축구팀장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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