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한국대표팀은 특히 공격에 큰 기대를 걸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던 이강인(18·발렌시아)의 존재 덕분이었다. 그러나 정작 포르투갈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치른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대표팀은 1득점에 그쳤다. 이강인 한 명이 팀 공격 전체에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주어진 짐이 너무 무거웠다.

이강인이 1일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티히=연합뉴스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은 지난 1일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16강 진출의 명운을 걸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강인을 전진배치한 것. 이는 대성공을 거뒀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전에서 2-1로 승리하며 2승1패로 ‘죽음의 조’였던 F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이 경기에서 이강인의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오세훈(20·아산)의 바로 뒤쪽에서 플레이하는 섀도 스트라이커. 그러나 실제로는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최전방과 중앙, 측면을 오가는 ‘프리롤’의 임무였다. 중앙 미드필더의 수비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이강인은 자신의 공격적 능력을 100% 활용할 수 있었고, 이렇게 발휘된 영향력은 아르헨티나전 두 골로 고스란히 연결됐다. 그는 전반 42분 왼쪽 측면을 돌파해 들어가 ‘택배 크로스’를 오세훈의 머리 위로 얹었고, 오세훈이 이를 가볍게 헤딩으로 연결해 첫 골로 만들었다. 후반 11분에는 미드필더까지 내려와 조영욱(20·FC서울)에게 공을 연결했고, 조영욱이 정호진(20·고려대)과 멋진 콤비플레이를 펼쳐 추가골을 만들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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