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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수원구장만 오면 작아지는 두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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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로하스가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T와 두산의 경기 2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두산 선발 이영하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친 뒤 유한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로하스의 시즌 9호 홈런. 2019. 6. 1.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왜 수원만 오면 경기가 꼬일까?’

두산이 수원구장 징크스에 떨고 있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만 오면 투타가 기를 못 쓰고 실책까지 속출하며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두산은 1일까지 수원구장에서 5연패했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6연패중이었다. 2일 경기에서 승리하며 연패 사슬은 끊었지만 이날도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었다. 두산은 2위, KT는 7위지만 수원구장에서는 순위에 상관 없이 두산은 늘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두산은 1일 경기에서 KT에 13-3으로 대패했다, 11연승 무패 행진을 하던 선발 이영하가 4이닝 13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3점홈런 2방을 허용했다. 초반에 대량실점을 하다보니 만회할 길이 없었다. 지난달 31일 경기에서는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2-1로 앞서가다 9회말 새 마무리투수 권혁이 유한준에게 좌월 끝내기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산은 약 열흘전 수원 3연전에서도 싹쓸이패를 당했다. KT를 상대로 3연전 싹쓸이 패배를 당한 건 이 때가 처음이었다. 5월21일 경기에서 7-5로 앞서다 8회 2사 1, 2루에서 3루수 류지혁의 1루 악송구가 빌미가 돼 4점을 헌납하며 역전패했다. 다음날엔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나섰지만 올시즌 처음 5.1이닝만에 3실점하고 강판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더군다나 상대선발투수는 임시선발로 나선 무명 배제성이었는데 두산 타선은 5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23일에도 2-0으로 앞서다 9회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유희관이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는데도 팀은 연패를 끊지 못했다. 경기가 꼬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만년 약체로 평가된 KT는 올시즌에도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5월 들어 선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력 자체를 따져보면 강팀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수원구장에서 강적 두산을 만나면 유독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한다.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 때면 늘 “강팀 두산을 상대로 잘 싸웠다”며 두산이 강팀이라는 표현을 잊지 않는다. 이 말은 반대로 해석하면 두산을 강팀이라고 인정하고 ‘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좀 더 편안하고 도전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KT 선수들은 수원구장에서는 두산에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KT는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0-8로 뒤지던 경기를 20-8로 뒤집으며 역전승한 기억이 있다. 당시 두산은 장원준을 선발로 내세우며 3회초까지 8-0으로 앞섰다. 그런데 KT가 3회말 3점, 4회말 5점을 뽑으며 순식간에 8-8 동점을 만들었고 5회 1점에 이어 7회 2점, 8회엔 무려 9점이나 뽑아내며 20-8로 대승을 거뒀다. 장원준은 갑자기 흔들리며 3.2이닝 동안 8실점(6자책)하고 물러났고 이후 끝 모를 부진에 빠졌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KT는 수원구장에서 만큼은 두산을 상대로 늘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며 전투력이 상승하고 있다. 2일 경기에서도 4회 6점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주는듯 했지만 4회말 1점, 6회 투런홈런으로 4-7로 따라붙어 마지막 순간까지 두산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KT 이강철 감독은 “특별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홈에서는 그런대로 경기를 잘 했다. 홈승률이 7할은 되는 것 같다. NC, SK전을 제외하고는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상대 실책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우리도 실책이 있었지만 따라붙고 역전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게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두산 관계자는 “수원에만 오면 이상하게 경기가 꼬인다. 생각지도 못한 실책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이유를 모르겠다. 구장 크기나 관중석 분위기가 달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해했다. 두산은 지난해 압도적인 승률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KT를 상대로는 9승7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는데 그쳤다.

두산은 올시즌 KT 상대 4승5패를 기록중이다. 잠실에선 3전승을 거뒀지만 수원에서는 5연패 끝에 겨우 1승을 거뒀다. 과연 최종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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