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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1골 2도움…‘막내형’ 이강인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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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FIFA U-20 월드컵 8강전 수훈갑

정정용호, 세네갈 상대 3골 모두 관여

0-1로 뒤지던 후반 17분 이지솔이 얻어낸 PK골 성공

후반 추가시간엔 코너킥으로 이지솔 2-2 동점골 도와

연장 전반 6분에는 절묘한 스루패스로 조영욱 골 기여

기본기 탄탄, 볼키핑력, 왼발킥 능력 등도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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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도 좋아 대표팀 형들로부터 ‘막내형’으로 불리는 이강인(18·발렌시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한국 축구의 미래’인 그가 한국팀이 터뜨린 3골에 모두 관여하며 정정용호의 4강 신화에 견인차가 됐다.

연장전까지 가는 130분 이상 동안의 혈투(추가시간 포함)와 가슴을 졸이게 하는 승부차기 끝에 2살 터울의 형들과 짜릿한 승리를 맛본 그는 “이렇게 힘든데, 형들과 경기를 해서 기쁘다. 경기를 뛰지 못한 형들은 물론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 반드시 결승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9일 새벽(한국시각)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세네갈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U-20) 월드컵 8강전에서 태극전사들이 고른 활약으로 4강 신화를 창조해냈지만, 특히 주전들 가운데 공격수 이강인의 활약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강인은 한국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17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이지솔(대전 시티즌)이 상대 수비수한테 등을 밀렸는데, 비디오 판독(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강인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팀이 1-2로 뒤져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8분에도 이강인은 멋진 왼발 코너킥을 문전으로 띄웠고, 문전에 도사리고 있던 이지솔이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왼발을 잘쓰는 이강인의 멋진 코너킥과 이지솔의 헤딩골이 없었으면 한국은 4강 문턱에서 보따리를 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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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두팀이 2-2로 팽팽히 맞서던 연장 전반 6분에는 상대 진영 중원에서 상대 수비벽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절묘한 스루패스를 문전으로 찔렀고, 조영욱(FC서울)은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들며 오른발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몸을 아끼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빈 이강인은 연장 전반 막판 왼쪽 엉덩이와 허리 통증으로 두번이나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김주성(FC서울)과 교체돼 나왔다. 한국팀은 이날 전후반 2-2로 비긴 뒤 연장 접전을 벌였으나 다시 3-3이 됐고,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겼다.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와의 F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도 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의 환상적인 왼발 크로스로 오세훈(아산 무궁화)의 헤딩 선제골을 돕는 등 특급활약을 펼치며 한국팀 2-1 승리에 기여한 바 있다. 자신이 직접 필드골을 터뜨리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경기 뒤 이강인은 “승부차기를 앞두고 형들을 믿었고, 승리도 믿었다. 승부차기 전에 ‘이길 것 같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렇게 승리를 따내 더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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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이번 대회에 앞서 일찌감치 주목을 끌었다. 10대의 나이에 지난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탁월한 킥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20살 이하 월드컵에서 뚜껑을 열어보니, 그는 탄탄한 기본기와 남다른 볼키핑력, 그리고 위협적인 크로스 능력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한준희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이강인에 대해 “장점은 기본기다. 상대 수비수들 사이에서도 빙글빙글 돌며 공을 잃지 않는다”며 “턴 동작(일명 마르세유 턴)과 볼키핑 능력은 역대급”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또 “동료들의 위치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해 빠르게 공을 처리하는 능력도 좋고, 특히 왼발킥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했다. 그의 최대 약점은 스피드. 발렌시아에서 윙으로 자리잡지 못하는 것도 바로 그런 약점 때문이라고 축구 전문가들은 말한다.

12일 오전 3시30분 루블린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와의 4강전은 이강인의 활약 여부에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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