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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Why+]장타력+멀티 수비…롯데 승부수, 왜 제이콥 윌슨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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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롯데가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왼쪽)와 이별하고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활약한 제이콥 윌슨을 영입한다. 사진은 지난 4월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몸을 푸는 아수아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캡처 |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장타력과 멀티 수비력.

롯데가 외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와 결별하고 워싱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프레스노에서 맹활약한 제이콥 윌슨(29)을 영입<스포츠서울 6.9 단독보도>하는 데 가장 큰 화두였다.

롯데는 10일 외인 투수 제이크 톰슨을 웨이버 공시하고 SK에서 설 자리를 잃은 브룩 다익손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윌슨 영입도 발표할 예정이다.

애초 롯데가 헨리 소사 영입전에서 SK에 밀리면서 외부 시선은 마운드 플랜B에서 쏠려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다익손보다 윌슨과 먼저 계약서를 썼다. 윌슨은 한국시간으로 7일 밤부터 메이저리그 로스터 보류 명단에 올랐다. 보통 선수 신변 변화가 있을 때 보류 명단에 오른다. 윌슨은 이전까지 마이너리그 트리플A(PCL) 54경기에서 타율 0.313(195타수 61안타 15홈런 48타점 31볼넷 출루율 0.408, OPS 1.023 등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다가 롯데와 협상 테이블에서 이르게 견해를 좁히면서 KBO리그 진출을 결심했다.

우투우타 내야수 윌슨은 2012년 세인트루이스 10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경험은 전무하다.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면서 통산 752경기에서 타율 0.257(2633타수 677안타) 389득점 100홈런을 기록했다. 한국 나이로 30대에 접어든 윌슨은 전성기 기량에서 더 멀어지기 전 프로 인생의 확실한 발자취를 원했다. 마이너리그 출신 일부 타자들이 KBO리그 등 아시아 무대에서 두각을 보인 것도 동기부여가 됐다. 더구나 외인 개편과 함께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롯데가 윌슨의 계약 조건을 대다수 수용하면서 KBO리그행에 속도가 붙었다.

그렇다면 롯데는 왜 윌슨이었을까. 우선 현재 타격감이 좋은 것 뿐 아니라 팀 내 시급한 ‘거포 1루수’의 해답을 줄 수 있는 카드였기 때문이다. 롯데는 사실상 정통 1루수 실종 현상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루수는 팀에서 가장 ‘한 방’이 있는 장타력을 지닌 자원이 주로 맡는다. 지난해까지 4번 타자 이대호가 주로 맡았고 올 시즌에도 1루수로 몇 차례 출전했지만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를 고려, 팀에서는 이대호의 체력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지명 타자를 주로 맡기고 있다. 또 동갑내기 채태인의 존재도 한몫했다. 그러나 채태인이 지속해서 2할대 타율에 머무르면서 1군에서 말소되는 등 원하는 밑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결국 오윤석이나 허일, 전병우 등 내야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들이 번갈아가면서 맡았다. 당연히 타 팀 1루수와 비교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윌슨은 마이너리그 시절 2루수와 3루수를 주포지션으로 소화했지만 유격수를 제외하고 1루수와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자원으로 알려졌다. 아수아헤가 주로 맡은 2루수엔 오윤석이 안정감을 보이면서 붙박이로 거듭났다. 양상문 감독 등 롯데 코치진들은 아수아헤 공백은 토종 내야수들이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확신을 품으면서 교체를 결정했다. 롯데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경기에 따라서 변수가 있겠지만 윌슨은 우선 1루를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로 윌슨은 올 시즌 54경기 중 가장 많은 36경기를 3루수로 뛰었다. 2루수로 13경기, 1루수로 2경기를 소화했다. 전체 경기에서 실책은 5회인데 표본은 적지만 1루수로 나섰을 때 실책은 없다. 무엇보다 과거서부터 1루 경험이 많기에 큰 걸림돌은 되지 않는다는 견해다.

여기에 윌슨을 선택하는 데 방점을 찍은 지표는 장타력이다. 롯데행을 확정하기 전까지 올 시즌 트리플A에서 홈런 15개를 터뜨렸는데 현재도 이 부문 7위에 올라 있다. 장타율은 0.615다. 가뜩이나 팀 내 젊고 가능성을 지닌 장타자 부재로 골머리를 앓는 롯데로선 윌슨이 KBO리그에서도 기대한대로 장타를 펑펑 터뜨려주면 금상첨화다. 특히 손아섭~이대호~전준우가 버티는 중심타선이 그나마 2할대 후반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위타선이 2할도 초반에 머무르면서 침체에 빠져 있다. 윌슨이 타격감을 한국 무대에서도 제대로 보이면 상,하위 타선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핵심 카드가 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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