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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미국 여자축구 13-0 세리머니 비매너 논란에 “왜 여자축구에만 엄격한 잣대를”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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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12일 새벽 4시(한국시간) 열린 여자월드컵 F조 예선 1차전에서 골을 넣은 알렉스 모건(가운데)와 메건 라피노에(오른쪽)가 골 세리모니를 하며 부둥켜 안고 있다. 랭스(프랑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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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골 차로 승리를 거둔 미국 여자축구 선수들의 태도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패자를 생각지 않는 과도한 골 세리머니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왜 여자축구 선수들에만 비매너를 지적하느냐는 반박이 이어졌다.

미국은 1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여자축구 월드컵 F조 1차전 태국을 상대로 13-0 대승을 거뒀다. 7명의 선수가 월드컵에서 골 맛을 보았고, 주장인 알렉스 모건은 혼자서만 5골을 넣었다. 전반전에 세 골을 넣어 승기를 잡은 후에도 미국의 폭격은 계속됐다. 후반 29분부터 추가시간까지 2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6골을 쏟아내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이번 승리로 최다 골차 외에도 수많은 진기록을 세웠다. 모건은 한 경기에 5골, 3도움을 하며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선수가 되었다. 모건과 함께 로즈 라벨과 샘 메위스가 멀티골을 기록했는데, 토너먼트에서 한 경기 세 명의 선수가 멀티골을 넣은 것 역시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 태국 선수들을 옆에 두고 매 골마다 득점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무례하다고 평가했다. 9-0이 된 후반 34분 모건과 라피노는 크게 끌어안고, 팔을 크게 펼치고, 수 차례 허공에 발을 걷어찼다.

당시 중계를 하던 캐나다 TSN의 해설위원 카일린 카일과 클레어 루스타드가 작심하고 비판했다. 카일은 생방송 중계 중에 “무례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루스타드도 “겸손하고 우아하게 승리할 수 있었다”며 “8, 9, 10번째 골에 그만큼의 세리머니는 필요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선수들은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논란의 세리머니를 한 라피노는 “월드컵에서 마주하는 모든 선수들을 존중하는 경기를 해왔지만, 월드컵은 월드컵”이라고 말했다. 또한 골 득실 차에 따라 16강 진출이 갈리기도 하는 토너먼트에서 추가 골은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해설위원 카일은 미국 선수들의 항변에 재차 “문제가 된 건 큰 골 차가 아니라 ‘과도하고 무례한’ 골 세리머니”라고 받아쳤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중계 발언 이후 비난에 시달렸다”며 “월드컵에서 최선을 다해서 골을 넣어야 한다”는 데엔 미국 선수들과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과한 세리머니에 대한 논란은 늘 있어왔는데 여자축구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니냐는 항변도 이어졌다. 미국 여자축구 감독 질 엘리스는 “남자축구에서 10-0 승리를 거둔 팀에게도 같은 논란이 벌어졌겠냐”고 말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수요일 예정되어 있던 훈련을 취소했다.

주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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