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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고우석 “절박하게 던지니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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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새 ‘마무리’ 꿰찬 비결

경향신문

“못하면 끝이란 각오로 시즌 준비”

강속구에 제구 ‘두 토끼’ 다 잡아

데뷔 3년차, 임시에서 붙박이로

롤모델 오승환 딴 ‘고승환’ 별명


LG 고우석(21·사진)은 데뷔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7년 4월17일 잠실 KT전. 그해 신인 1차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고우석은 최고 150㎞의 공으로 홈팬들에게 인사했다. 그때 첫인사로 “오승환(콜로라도)처럼 임팩트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로부터 2년 뒤 고우석은 꿈을 이뤄가고 있다. 올 시즌 잠실구장 전광판에 마무리 고우석의 이름이 뜰 때면 팬들은 승리를 확신하는 함성을 보낸다.

올해의 시작은 ‘임시 마무리’였다. 마무리로 처음 등판한 4월21일 키움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후 기대 이상의 피칭을 거듭했다. 12일 현재 12개의 세이브를 쌓으며 이 부문 리그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평균자책은 1.78로 최상급이다.

고우석은 호투의 비결로 ‘절박함’을 꼽았다. 데뷔 3년차를 맞는 젊은 투수로는 잘 쓰지 않는 말이다. 그는 “올 시즌에도 못하면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7 시즌 25경기에 등판하며 가능성을 보인 고우석은 지난해에는 56경기에 나서 3승5패 3홀드 평균자책 5.91을 기록하며 전력의 중심으로 접근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실력부터 부족하다고 느끼다보니 정신적으로도 쫓기는 경기가 많았다. 스스로 실망을 많이 했고 그래서 올 시즌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시즌 동안 변화의 길을 찾았다. 그 사이 최일언 투수코치로부터 받은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고우석은 “제구와 스피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쉽지 않았다. 최 코치님이 ‘더 강하게 던져서 못 치게 하자’고 하셨다.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시즌 들어오니까 됐다. 그 사이 제구까지 따라왔다”고 말했다.

최고 구속이 155㎞까지 나오는 데다 제구까지 안정감이 생기자 상대 타자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보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고우석 입장에서는 자신감이 생겼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린다. 막상 올라가면 타자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롤모델 오승환의 이름을 딴 ‘고승환’이란 별명도 붙었다. 그는 “아직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고 손을 내저었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단기전을 경험해봐야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고우석은 “오승환 선배님이 한국시리즈에 등판했을 때 더 강했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고우석 역시 가을야구를 열망했다. 그는 “팀 성적이 ‘0순위’ 목표다. 내가 잘해야 승리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닌가. 팀 성적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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