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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8년간 PS 1회' 트라웃, 오타니는 가을야구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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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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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길준영 인턴기자]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며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LA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아직 불투명하다.

오타니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4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오타니는 1회초 스리런 홈런, 3회 2루타, 5회 3루타, 7회 단타를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일본인 선수로는 역대 최초이며 아시아 선수로는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2015년)에 이은 두 번째, 에인절스 선수로는 8번째 기록이다.

지난해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올해 5월 중순 복귀한 오타니는 이날 활약으로 시즌 성적을 31경기 타율 2할8푼1리(121타수 34안타) 8홈런 26타점으로 끌어올렸다.

에인절스는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선수 마이크 트라웃과 일본 최고의 선수 오타니가 그 주인공이다. 트라웃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이고 오타니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2009년 에인절스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5순위 지명권으로 트라웃을 지명했다. 그렇게 높은 순번이 아니었던 에인절스가 트라웃을 지명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늘이 내린 행운이었다.

트라웃은 통산 1130경기 타율 3할6리(4087타수 1249안타) 258홈런 692타점 845득점 196도루 OPS 0.994를 기록하고 있다. 수비 능력이 중요한 중견수로 뛰면서 리그 최고 수준의 타격능력을 갖춘 트라웃은 야구에서 중요시 여겨지는 5툴(타격, 파워, 주루, 수비, 어깨)을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의 완성형이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트라웃은 통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69.4로 이미 역대 92위에 올라있다. 현재 트라웃의 나이(만 27세)까지 성적만 계산하면 역대 1위다. 타이 콥(68.8), 미키 맨틀(67.9), 로저스 혼스비(64.6), 지미 팍스(64.6), 알렉스 로드리게스(62.0) 등 쟁쟁한 선수들도 동나이대에 트라웃을 능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트라웃도 가지지 못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다. 트라웃은 월드시리즈 우승은 커녕 지난 시즌까지 8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단 한 번(2014년) 성공했다.

야구는 어디까지나 9명이서 하는 팀 스포츠다. 트라웃이 혼자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쳐도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에인절스가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였다. 2011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1296경기 670승 626패로 승률(0.517)이 5할을 넘어간다. 2016년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한 이후 트라웃을 트레이드해 리빌딩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에인절스는 끊임 없이 즉시 전력을 영입하며 포스트시즌에 도전했다. 지난 겨울에는 오히려 트라웃에게 12년 4억 3000만 달러(약 5097억 원) 연장계약을 안겼다.

이렇게 노력하는 에인절스에게 하늘은 또 한 번 선물을 내려줬다. 일본에서 건너온 이도류 스타 오타니다. 오타니는 2017년 12월 포스팅을 통해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투타겸업을 이어가며 데뷔 첫 해 투수로는 10경기(51⅔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는 104경기 타율 2할8푼5리(326타수 93안타) 22홈런 61타점으로 활약했다. 투타 양면에서 재능을 보이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비록 시즌이 끝나고 토미 존 수술을 받았지만 순조롭게 재활을 진행했고 5월 8일 타자로 빅리그에 복귀했다. 오타니는 빠르면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에 투수로도 뛸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인절스는 트라웃과 오타니를 모두 품고도 지난 시즌 80승 82패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이어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였다.

올 시즌 역시 전망이 밝지는 않다. 34승 35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구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46승 23패로 질주하며 지구 우승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와일드카드 2장 역시 한 장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이고 있는 뉴욕 양키스(41승 26패)와 탬파베이 레이스(41승 27패) 중 한 팀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에인절스가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은 와일드카드 한 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오타니에게는 올해가 아니더라도 기회가 많이 남아있다. 오타니는 이제 만 24세의 어린 선수다. 선수 생활이 20년 정도 남아있다. 다만 8년전 트라웃도 만 19세의 어린 선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냥 낙관적으로 전망하기는 힘들다.

에인절스는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MVP 2회(2014, 2016) 수상, 실버슬러거 6회 수상, 7년 연속 올스타 선정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고 2012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MVP 투표 4위 아래로 내려간적이 없는 선수를 가을 무대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은 야구팬들에게 분명 아쉬운 일이다.

오타니 역시 계속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다면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 명의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하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은 야구팬은 없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에인절스는 꾸준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도전해온 탓에 유망주 팜이 그렇게 풍족하지 못하다. 현재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 유망주 랭킹에서 TOP 100에 이름을 올린 에인절스 유망주는 외야수 조 아델(11위)과 우완투수 그리핀 캐닝(52위)뿐이다.

반면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 자체는 아주 나쁜 편은 아니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득점 공동 7위(349득점), 최소실점 공동 10위(348실점)를 기록중이다. 2021년 알버트 푸홀스와의 계약이 만료되면 로스터를 보강하는데 재정적인 여력이 생긴다.

오타니의 미래가 과연 가을의 고전(Fall Classic)이라고 불리는 월드 시리즈에서의 활약일지, 아니면 트라웃의 지난 8년이 되풀이 되는 것일지 지켜보자. 참고로 오타니는 일본에서는 우승(2016년 니혼햄 파이터즈)을 경험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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