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8 (화)

[U-20 월드컵] 위풍당당 정정용호의 '역사 깨기', 이제 마침표만 남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6일 오전 1시 우크라이나와 대망의 결승전

이강인 1골4도움…우승 견인하면 MVP 유력

뉴스1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U-20 축구대표팀의 이강인 선수가 15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훈련장에서 미디어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정정용호는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두고 결전을 치른다. 2019.6.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치(폴란드)=뉴스1) 임성일 기자 = 무협지에 나오는 '도장깨기' 같은 느낌이다. 큰 기대 없이 출항했던 정정용호가 각종 기록들을 깨뜨리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최종무대까지 올랐다. 시작할 때는 정정용호를 바라보는 시선이 대단치 않았는데 지금은 한국도 세상도 난리가 났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이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와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이미 '어게인 1983'에 성공해 금의환향을 예약한 대표팀은 우승이라는 찬란한 열매를 따기 위한 마지막 도전 앞에 섰다. 위풍당당했던 행보에 마침표를 찍어야할 경기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포르투갈에 0-1로 패할 때만해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에 만족해야할 것만 같았다. 이강인이 확실히 도드라졌으나 결과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고, 다른 선수들도 이강인에 너무 기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기기는 했으나 남아공과의 2차전(1-0) 역시 경기 내용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3차전부터 확 바뀌었다.

이 대회 최다우승(6회)에 빛나는 아르헨티나를 최고의 경기력과 함께 승리(2-1)한 것이 분수령이었다. 이강인은 "개인적인 생각에, 이제 모든 선수들이 한팀이 되는 것 같다"고 달뜬 목소리를 전했다. 그 뒤로는 승승장구다.

돌아보면 토너먼트 과정이 다 어려웠다. 16강에서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안겨주는 숙적 일본과 만났다. 역시나 경기는 치열했고 오세훈의 결승골 덕분에 어렵사리 1-0으로 승리했다. 세네갈과의 8강은 '역대급 명승부'였다. 전후반이 부족해 연장까지 120분 혈투를 벌이고도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는데, 승부차기 3-2로 '어게인 1983'에 성공했다.

그리고 남미 챔피언 자격으로 이 대회에 나선 에콰도르까지 1-0으로 제압, 정정용호는 당당히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과 2002 한일월드컵 때의 4강을 뛰어넘어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완성했다.

뉴스1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U-20 축구대표팀의 조영욱 선수가 15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우치 훈련장에서 미디어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정정용호는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에서 우크라이나와 우승컵을 두고 결전을 치른다. 2019.6.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망의 결승전에서 만날 상대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도 한국 못지않은 돌풍의 팀이다. 이 '미라클 매치업'에서 승리한 팀은 사상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누리게 된다. 한국이 이기면 아시아 국가들 중 첫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시아의 최고 성적은 카타르(1981)와 일본(1999)이 기록한 준우승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이미 개인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이제는 아시아의 자존심을 걸고 싸워보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내용적으로도 정정용호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웠다. 에콰도르와의 4강까지 6경기를 치르며 한국은 4승1무1패를 기록 중이다. 이는 남자축구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기록한 최다승이다.

기존의 최다승은 3승으로, 4강에 올랐던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3승3패)과 2002년 한일월드컵(3승2무2패)에서 작성됐다. 여자축구 최다승은 4승으로 정상에 올랐던 2010년 U-17 여자월드컵(4승1무1패)과 같은 해 3위를 차지한 여자 U-20 월드컵(4승 2패)에서 달성했다.

이쯤이면 '역사깨기', '기록깨기'라는 표현도 무리는 아니다. 그리고 이제 마침표를 찍으려한다. 일단 우크라이나를 꺾으면 앞서 소개한 기록들이 더 높은 고지에 오르게 된다. 여기에 최고 개인상 수상도 노려봄직하다. 대상은 역시 이강인이다.

전 경기에서 레벨이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이강인은 1골4도움이라는 실질적인 공격 포인트도 쌓아둔 상태다. 일단 4어시스트는, 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작성한 단일 대회 최다도움이다.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다.

대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하다. 아무래도 팀 성적이 영향을 주기에 MVP 트로피는 한국 혹은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다닐로 시칸(4골)과 세르히 부레트사(3골2도움)가 돋보인다. 이강인의 포인트나 경기 내용이 전혀 손색없기에, 충분히 노려봄 직하다.

만약 이강인이 골든볼을 들어 올리면 그것도 역사다. 2010년 U-17 여자월드컵 우승 당시 여민지가 골든볼을 받았고 그해 U-20 여자월드컵에서는 지소연이 2위에 해당하는 실버볼을 수상했다. 남자축구에서는 2002 한일월드컵 때 홍명보의 브론즈볼이 최고였다. 만약 이강인이 골든볼을 받게 된다면 여민지에 이어 두 번째, 남자축구 쪽에서는 첫 쾌거다.
lastuncl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