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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별로 뜬 이강인 … 메시 이후 14년 만에 18세 ‘골든볼’ [U-20 월드컵 사상 첫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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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선수 첫 수상 / 대표팀 막내지만 에이스 역할 / 매경기 차원이 다른 기량 뽐내 / 역대 최연소 2위 ‘황금 발자국’ / 유망주서 차세대 스타로 우뚝 / 소속팀 입지 한층 탄탄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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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에서 패한 한국 이강인 등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지난해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우승팀은 프랑스였지만 최후의 주인공 자리는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차지했다. 바로 루카 모드리치(34·레알 마드리드)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조국 크로아티아를 이끌고 펼친 그의 활약이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우승 타이틀이 없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그에게 대회 최우수 선수상인 ‘골든볼’이 돌아갔고, 이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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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MVP” 2019 FIFA U-20 월드컵 골드볼에 선정된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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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 아카데미 시절의 이강인 모습. 연합뉴스


1년 뒤 폴란드에서 열린 2019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도 똑같은 광경을 만날 수 있었다. 16일 폴란드 우치스타디움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대한민국의 에이스 이강인(18·발렌시아)이 시상식에서 골든볼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애초 세르히 불레차(20·디나모 키예프)와 이강인이 골든볼을 놓고 경합하고 있는 가운데 결승전에서 승리하는 선수가 골든볼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결국 패배한 한국의 에이스가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그만큼 이강인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는 뜻이다. 그는 18세의 어린 나이로 이번 대회에 나섰지만 두 살 많은 선수들을 상대로 매 경기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2골4도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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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 전반 시작 전 한국 이강인이 그라운드로 입장하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한국 남자 선수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것은 이강인이 최초다. 이강인에 앞서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에서 여민지가 8골 3도움의 활약으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골든볼을 받은 바 있다. 남자 선수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가 브론즈볼을 받은 게 최고 성적표다.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이 축구팬들의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하는 것은 이 상의 수상자 목록이 워낙 화려해서다. 예비 스타들의 경연장인 U-20 월드컵에서 최고 자리에 오른 선수는 성인무대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자신의 재능을 터뜨렸고, 이 중에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황제’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2005년) 등 전설의 반열에 올라선 선수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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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놀라운 것은 이 화려한 골든볼 수상자들의 이름 가운데에서 이강인이 당당히 최연소 수상자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그는 18세 3개월 27일 만에 U-20월드컵 골든볼 타이틀을 따내 18세 8일 만에 수상한 메시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랐다. 1977년 이후 총 22번 치러진 U-20 월드컵에서 18세 때 골든볼을 차지한 선수도 이강인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21세기 들어서는 희귀한 케이스가 돼 2005년 메시 이후 무려 14년 만에 처음으로 이강인이 18세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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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 후반 한국 이강인이 벤치 쪽과 대화를 마친 뒤 다시 그라운드로 향하며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골든볼 수상으로 향후 이강인의 선수 가치는 더욱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 활약을 통해 같은 나이대는 물론 1~2살 많은 유망주들보다 월등한 실력이 입증된 덕분이다. 발렌시아 구단도 골든볼 소식에 SNS를 통해 “우리 팀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왔다. 얼마나 대단했는지 모른다”며 공개적으로 만족감을 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시즌 다소 불안했던 리그 내 입지도 한층 탄탄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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