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강팀 우크라이나 비결, 성인 구단과 함께 훈련하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양대 구단서 육성시스템 운영, 체력·기술·경험 3박자 갖춰

조선일보

16일 열린 U-20 월드컵 결승에서 이재익(한국)의 날카로운 헤딩슛을 막아내는 우크라이나 골키퍼 안드리 루닌(레알마드리드). /연합뉴스


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라선 우크라이나는 이미 유럽권에선 '준비된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축구 강국이다. 한국전에서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물샐틈없는 수비, 선 굵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순도 높은 공격력과 일부 선수들이 선보인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 능력은 성인 축구 수준을 떠올릴 만큼 강렬했다.

우크라이나 U-20 대표팀은 '솁첸코 키즈'라 불린다. 솁첸코는 18세이던 1994년 프로에 데뷔해 디나모 키예프 소속이던 1997~199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우크라이나를 8강으로 끌어올린 축구 영웅이다.

현지 언론은 우크라이나가 축구 강국으로 자리 잡은 원인으로 디나모 키예프 구단의 유스 시스템을 꼽는다. 디나모 키예프는 유스 시절부터 어린 선수들을 1군과 함께 훈련시켜 동기를 부여하면서 체력과 기술 그리고 경험이란 삼박자를 모두 익히도록 한다. 솁첸코도 이 유스 시스템이 만들어낸 스타다.

세르게이 블레차와 게오르기 치타이쉬빌, 블라디슬라브 수프랴 등 이번 대회 우크라이나가 선보인 날카로운 공격의 핵심 선수들이 모두 디나모 소속이다. 수프랴는 한국과의 경기서 전반 34분 동점골과 후반 8분 결승골을 넣었고, 치타이쉬빌은 후반 44분 세 번째 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이광연을 제치고 최우수 골키퍼에게 주는 골든글러브상을 받은 안드리 루닌은 레알 마드리드 1군 소속이다.

1927년 창단한 디나모 키예프와 1953년 창단한 도네츠크 샤흐타르 등 우크라이나 프로리그 양대 기둥 팀의 자존심 경쟁도 우크라이나 축구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 우크라이나 대표팀 21명 중 10명이 디나모와 샤흐타르(각 5명)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 대회에 참가해 빅 클럽과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았다. 디나모는 소련 시절부터 육성해온 엘리트 중심 유스 시스템을 고수하는 반면 샤흐타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나이별 유스 시스템을 가동한다. 샤흐타르가 2000년대 들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이전까지 70년 넘게 1강 체제를 유지해온 디나모의 견제 세력으로 등장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우수 선수들이 대거 배출됐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런 환경에다 국가대표 유스팀 전문 올렉산드르 페트라코프 감독과 선수들이 2015년부터 호흡을 맞추면서 가족 같은 팀을 만든 것이 우승의 비결"이라고 했다.



[정병선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